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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정 Aug 04. 2022

책방에도 비건이 있나요?

제주도 비건책방 방문후기

제주도 '비건 책방'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작지만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 바로 ‘비건 책방’

처음에 책방 이름을 듣고는 ‘비건 책만 파는 곳인가?’ 해서 궁금증이 증폭된 것이 반, 시간상 다른 책방을 방문할까 고민이 반이었다. 그래도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비 오는 날 열심히 차를 끌고 달려갔다. 주변에 주차할 곳은 없어 보였지만, 다행히 주말이라 근처 초등학교 문은 열려있었고 사람은 없어 슬며시 주차를 하였다.


그리고 책방 안으로 입성. 들어갔을 때 아무도 안 계셔서 일단 조용히 책을 구경했다. 최근에 추천을 받고 읽고 싶어서 조만간 사야지 했던 책이 보였다.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 


아니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책이 두꺼워서 잠시 내려놓았다. 곧이어 책방 지기님이 인사를 하며 나오셨다. 

천천히 책을 구경했다. 비건 책방은 삶의 태도로서 비건을 지향하며, 함께 사는 마음과 공존의 가치를 담은 비건 책 전문점이라는 소개 글이 있었는데, 과연 비건 책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채식에 관한 책, 환경에 관한 책 그리고 비건 요리 책 등.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정말 그 공간은 함께 사는 마음과 공존의 가치가 담겨있었다. 민주주의에 관한 책, 장애인 인권에 관한 책, 고양이에 관한 책 그리고 어린이책까지. 


나와 동행인은 각자 책 한 권과 엽서북 하나. 그리고 책 한 권과 비건 사탕 몇 개를 구입하였다. 나는 처음 짚어들었던 ‘나의 친애하는 비건 친구들에게’와 다양한 여성들이 담긴 엽서북을 들고 카운터에 갔는데, 책방 지기님이 엽서북을 요리조리 훑어보시더니 말하였다.


“엽서북은 그냥 드릴게요. 가격을 못 찾겠네요(하하)”

“오늘같이 비 오는날 누가 오시려나 했는데,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감사하다고 방긋 웃고는 넙죽 받아왔는데, 나와서 생각해 보니 얼마라도 조금 더 드렸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있는 비건 책방에서 최근에 아시는 분이 북토크를 다녀왔다고 이야기를 하며 서울지점도 꼭 들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나왔다. 나는 (진심이었지만) 빈 마음만 전했는데 비건 책방에서 정말 함께 사는 마음을 받고 나왔다. 


비건 책방 블로그에서 냉풍기를 그림책 코너에 놓고 어린이 방문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겠다며 ‘애들아..돌아와…’라고 쓴 글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내가 주차했던 초등학교가 떠올라 아이들이 있는 비건 책방도 상상이 됐다. 그곳에서 공존의 가치를 느끼고 나눌 아이들은 생각하니 마음이 시원해지는 여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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