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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정 Sep 02. 2022

나에게 음악이란

가을이 시작되면 되새겨보는 음악의 의미


사실 난 평소 음악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 뚜렷한 취향도 없으며, 음악보다는 주로 팟캐스트를 듣는 것을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이란 모든 사람의 삶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그 시절의 한 순 간 이라는 생각이든다. 나는 어렸을때 유난히 멀미가 심한 아이였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때도 속이 울렁거려서 차를 타면 힘들었던 기억이있다. 당시에 내가 좋아하던 가수는 신화 였는데, MP3를 귀에 꼽고 신화 노래를 들으면서 차에타면 속이 좀 괜찮아지곤 하여 차에 탈때마다 한 손에는 항상 MP3와 신화의 테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고3때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다가 힘들때면 짝꿍과 이어폰을 하나씩 나눠 꽂으며 SES의 ‘달리기’를 들었다. ‘ 지겨운 가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중략) 단 한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끝난뒤엔 지겨울 만큼 오랫동안 쉴 수 있다는 것’ 이 가사를 들으며 힘들어도 끝이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공부할 힘을 얻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입사 1년차, 학생때는 대학교만 가면, 대학생때는 취직만 하면 그게 달리기의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신입사원 시절, 처음으로 끝이 없는 것 같은 힘든 시절을 겪었다. 매일같은 야근에 말 많은 상사, 부하직원들에게 막말을 퍼붓던 상사와 함께 일을 하며 출근길이 정말 지옥길 같았다. 정말 시체처럼 지하철에타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회사 가기 싫다.’ 라는 생각으로 40분을 지하철에 실려갔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려서 회사에서 걷는 5분은 정말이지 매일이 울고싶었다. 그 5분동안 매일 들으며 그나마 나를 힘나게 해 준 노래는 Meghan Trainor 의 ‘All about that bass’ 였다. 그 노래가 너무 흥겨워서 그 5분 동안은 잠시나마 웃으며 회사와 가까워 질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씩 이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이 생각나고 ‘그땐 그랬지..’ 하며 웃으며 이야기 하게된다.


 또 나는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가끔씩 자전거 탈때 뮤지컬 음악을 첫 곡 부터 마지막 까지 재생하고 마치 내가 뮤지컬 주인공이 된 것같은 기분으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기분좋게 라이딩을 한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앨범은 ‘맘마미아’ 인데 맘마미아는 첫 번째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이 모두 너무 좋아 라이딩을 하며 위험하게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곤 한다. 한 번은 어떤 이성과 ‘썸’을 타기 시작했을때 당시 나는 치즈(CHEEZE) 노래에 빠져있었는데, 치즈의 달달한 노래 가사가 모두 내 이야기 인 것 만 같았다. 비록 그 썸은 사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때 노래를 들으며 설레이던 기분만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그런가하면 분위기있게 가사도 모르는 프랑스 음악을 집에서 듣고있었는데 멜로디가 너무 슬퍼 이유도 없이 한참 눈물을 흘린적도 있다. 이렇게 음악을 나를 설레이게 하며, 웃게하고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기도 하며 슬프게도 만들어준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내 앞의 생에 계속 함께하게 될 음악들이 궁금해 지는 가을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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