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글쓰기를 실천하게되었나
글 한 편 써보실래요?
작년 가을 즈음 지인의 추천으로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였다. 서로 다른 4명이 만나 일주에 한 번씩 글을 쓰고,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서로의 글을 읽어보았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합평도 하고 의견도 나누었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이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마침 그동안 해왔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 모임에서 만난 3명은 각자 직업은 다르지만 비슷한사람들 이었다. 유사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고, 책과 글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이가 비슷한 1인 가구의 독립 여성들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공유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중에는 함께 채식을 하는 분이 있어서 채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였고, 다른 한 분과는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또 나머지 한 분과는 좋아하는 책을 서로 추천해 주기도 하였다. 사람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글쓰기라는 창작 활동 자체가 좋았다. 나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면서 일종의 해방감을 느꼈다. 별거 아닌 사건도 언어화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되었고, 가끔은 치유의 기분도 느껴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엄마 생각이 났다. 내가 어렸을 때 기억하는 우리 엄마는 가게를 보면서 항상 책을 읽고 계셨다. 우리 집의 가훈은 ‘책을 많이 읽자.’였다. 책을 그렇게 좋아하던 엄마가 나이가 들면서 눈이 아파서 더 이상 책을 원하는 만큼 읽지 못하셨다. 그러다가 몇 달 전에 유튜브에서 읽어주는 책을 찾았다면서 요즘에는 오디오북으로 책을 듣고 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세상이 이렇게 좋다. 못하는 게 없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조금 가슴이 아팠다. 오디오북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됐는데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게 미안했다. 그래서 엄마에게도 글쓰기를 권유해 보고 싶었다. 구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았고, 마침 그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에세이 쓰기 특강이 있었다. 엄마에게 정보를 보내주고 설명을 해주니 엄마도 좋다고 하였다. 엄마가 오랜만에 뭔가를 배운다는 생각에 내가 더 설레었다. 그러다가 엄마랑 같이 수업을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글도 써보고 공유하면서, 좋은 추억도 만들고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 이전에 하던 글쓰기 모임의 한계를 조금 느끼고 있던 터였다. 아무래도 각자 취미로 글쓰기를 하다 보니 전문적으로 첨삭해 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발전적인 피드백은 나오기 힘들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글쓰기를 한 번쯤 배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글쓰기 모임을 그만두고 강의를 듣기로 결정하였다.
드디어 신청 당일, 내 신청은 내가 하였고, 엄마의 신청은 언니가 대신해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입금을 해야 했는데, 엄마가 갑자기 못하겠다고 하였다. 자신이 없다고 했다. 순간 너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항상 뭔가 해보고 싶다고 하면서도 막상 일이 눈앞에 닥치면 발을 빼는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결국엔 혼자 강의를 듣게 되었다. 처음엔 좀 황당했다. 엄마 때문에 같이 들으려고 했던 건데, 결국 나 혼자 덩그러니 남게되다니. 그런데 두 번째 수업을 듣고, 다양한 사람들이 그들의 글을 써서 읽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중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정말 다양한 사람들 안에 둘러싸여 있구나’ 였다.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만큼의 취향과 가치관이 생겼다. 그리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꼈다. 대학교 때는 같은 전공 공부를 하는 친구들과 어울렸고, 사회에 나와서는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느껴졌다. 또 나와 비슷한 취미,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았다. 굳이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글쓰기 수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게 좋았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또래의 분도 있었고, 나이가 많은 분도 계셨다. 그들의 글에는 그들의 삶이 담겨 있었고, 그 이야기가 좋았다. 직업군인으로 오랜 세월을 보내시고 전역식을 하신분도 계셨고, 지금 당연하게 받고 있는 건강보험 시스템에 일조하신 분 도계셨다. 또, 어릴 적 키워주신 할머니 이야기를 써주신 분, 말을 라디오 DJ처럼 잘 하는 분도 계셨다. 그분들과 개인적으로 말을 해본 적은 거의 없지만, 글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 나 스스로도 난생처음 해보는 이야기의 글을 써보기도 하였고, 아마 그들도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에게 못 하는 이야기를 글에 담기도 했을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서 내가 조금 더 다양한 사람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