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인문

권모술수의 철학

by 마를 Marle

과학은 '어떻게'를 설명했다. 역사는 '누가, 무엇을' 보여주었다. 이제 인문학은 '왜'와 '해도 되는가'를 묻는다.

Part 1에서 뇌의 취약점을, Part 2에서 그것을 무기로 삼은 역사적 인물들을 살펴보았다. 이제 질문이 바뀐다. 조작은 언제나 악인가? 설득과 조작의 경계는 어디인가?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물음,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정말로 있기는 한 것인가?


Part 3은 철학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권모술수를 사유한 사상가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직시한 철학자들과 마주한다. 그들의 통찰은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500년간 '마키아벨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욕먹어온 이 남자는 정말로 악인이었을까? 『군주론』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문장만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문장조차 마키아벨리가 직접 쓴 것이 아니다. 르네상스 피렌체의 외교관이 목격한 권력의 민낯은 무엇이었는가? 그가 군주에게 '필요하다면 악해지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한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한비자. 동양에도 마키아벨리가 있었다. 춘추전국시대의 법가 사상가는 인간의 이기심을 냉정히 분석하고, 그것을 통치의 도구로 삼았다. 상과 벌로 인간을 움직이는 기술. 그의 『한비자』는 2천 년 전에 쓰였지만, 현대 경영학의 인센티브 설계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유가의 덕치를 비웃으며 법과 술수로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정작 자신이 섬기려 했던 군주에게 독살당했다. 성악설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가장 불편한 질문. 설득과 조작의 윤리적 경계는 어디인가? 아이에게 채소를 먹이기 위해 비행기 흉내를 내는 것은 조작인가? 의사가 플라시보 효과를 이용하는 것은 허용되는가? 광고는 정보 제공인가, 욕망 주입인가? 칸트와 공리주의자들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제시했는가?


마지막으로 자유의지의 문제. Part 1에서 우리는 뇌가 얼마나 쉽게 조작되는지 보았다. 휴리스틱에 휘둘리고, 도파민에 끌려다니고, 타인의 감정을 복사하고,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하는 뇌. 이 뇌가 내리는 선택을 과연 '나의 자유로운 결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리벳 실험은 우리가 결정을 '의식하기' 전에 이미 뇌가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신경과학의 발견은 고대부터 이어진 결정론과 자유의지 논쟁에 어떤 새로운 불씨를 던졌는가?


Part 1과 Part 2가 조작의 '기술'을 폭로했다면, Part 3은 그 기술에 대한 '판단'을 요구한다. 권모술수를 논한 철학자들은 도덕 교과서의 성인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을 있는 그대로 보려 했다.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며, 이기적이기도 하고 이타적이기도 한 복잡한 존재로서의 인간. 그들의 냉혹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철학의 무대로 들어간다. 첫 번째 주인공은 역사상 가장 오해받은 사상가, 니콜로 마키아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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