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내여행엔 관심도 없었던 걸까

by 지민

지난 주말 울산에 다녀왔다. 울산은 처음이었다. 여행도, 방문도. 금요일 오후쯤 출발해 일요일까지 3일을 있었다. 첫날은 간절곶에 갔다. 파란색과 남색 물감을 섞어 풀어 놓은 듯한 바다를 보고 놀랐다. 아, 동해 바다가 이렇게 예뻤지. 명백히 알고 있던 것이 몰랐던 사실 마냥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앞에 있던 벤치에 앉아 지평선 너머를 하염없이 바라봤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앉아있었다.


다음날은 태화강 공원으로 향했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땅에 새빨간 양귀비와 보라색 국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해질 무렵 하늘색과 주황색으로 그라데이션 된 하늘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안으로 조금 들어가니 은하수 길이 나왔다. 대나무에 레이저로 빛을 쏘아 별처럼 보이게 해놓은 숲길인데, 정말, 숨이 턱 막힌다는 표현 말곤 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러고보니 지난 달에 다녀온 정선도 그렇고 처음 가는 곳이 많다. 해외여행은 그렇게 뻔질나게 다녀 놓고 정작 국내에는 관심도 없었다. 최근 국내로 눈을 돌리게 된 것도 내 의지가 아닌 외부의 이유 때문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까. 이게 아니었다면 또 예년처럼 스카이스캐너를 뒤지고, 기어이 보고타 행 티켓을 끊었겠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혹은 보여지기 위해 외국행을 택해온 건 아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던 건가 싶었다. 그저 여행이 좋아서 였다면 왜 애초에 국내를 떠돌지는 못했던 걸까. 스무 살의 해외여행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난 이미 그보다 더 어린시절 가족들과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를 여행해보지 않았던가.


사람이 이렇게 고루하다. 해외 여행을 다니며 나름 견문을 넓혀왔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되려 국내를 돌아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었다. 그러니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혹시 나는 보여지는 바깥의 것에 치중되어 안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닐까. 물론 밖의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안을 먼저 봤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이제는 안을 제대로 볼 시간이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