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고
"식사든 뭐든 언제 한번 같이 하자고 해도 괜찮을까요?" (중략) 여자에게 함께 식사하자고 한 건 생각해 보면 무척 오랜만의 일이었다. 대체 무엇이 나를 그러도록 만들었을까? 혹시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고 생각했다. (552쪽)
난생처음 봄날 들판에 나온 어린 토끼처럼, 내 마음이 내 의지에 반해 설명할 길 없고 예측도 불가능한 무제한의 약동을 갈구하는 것 같았다. (중략) 그게 대체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왜 내 의지와 내 마음이 그토록 상반되게 움직이려 하는지도. (746쪽)
"아무래도 그때가 가까워온 모양이군요." 한동안 이어진 깊은 침묵을 깨고 소년이 내게 말했다. (중략) "당신이 이곳을 떠날 때입니다." (7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