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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영 Dec 31. 2022

2022년 '소방수 연준'은 없었다

장밋빛 미래도 없었다

사상 초유 4 연속 자이언트 스텝

코스피 -25%, S&P 500 -19%

NYT "내년 주식 전망은 잊어라"


28일 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2022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센터는 지난해 한 가장 큰 실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낮잡아 본 것을 꼽았습니다. 


생각해보면 1년 전인 2021년 12월에도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6.8%로 높은 수치였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한 경기 부양책으로 수요가 폭발한 상태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공급망 불안까지 겹치게 됐습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제약된, 그 어느 때보다도 인플레이션이 일촉즉발이었던 거죠. 그런데 우리는 왜 낙관만 했던 걸까요.


보고서는 "금융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할 거란 지나친 믿음이 판단을 그르쳤다"라고 짚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사상 유례없는 과잉 부채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금융안정을 불안하게 만들지는 않을 거란 고정관념이 있었다는 거죠.


실제 당시 증권가에선 코스피는 3600 포인트까지 오르고 미국 S&P 500 지수는 5000 포인트까지 오를 거란

장밋빛 전망이 넘쳤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 연준 홈페이지

이런 오판 과정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7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했고, 12월엔 "2022년 말쯤이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로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강력했습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9.1%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런데도 시장은 낙관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연준은 경기침체가 오는 걸 바라지 않을 거야'라며 곧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할 거란 '희망회로'를 열심히 돌렸죠.


하지만 기준금리는 사상초유의 4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거쳐 4.50%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5%대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죠. 지난 1년간 코스피는 25% 가까이 추락하고 S&P 500 지수는 19% 하락했습니다. 무엇을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네요.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내년 주식 전망은 잊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1년 후의 시장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10년을 내다봐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단기적인 시장 전망에 휘둘려 베팅하는 것은 투자가 아닌 도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23년은 그 어느때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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