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고르지?
얼마 전에 블로터에서 프로토타입 관련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러다 이것저것 생각이 나고 같이 공유하고자 한 번 제 생각을 써봅니다.
소리 소문 없이 작년부터 시작해서 요즘 프로토타이핑이 화두입니다.
이전에는 프로토타이핑에 대한 니즈가 그리 크지 않았고 UX 디자인이 알려짐에 따라 점 점 비중이 커지게 된 거 같은데 초창기에는 balsamiq, Axure RP, adobe flash 등이 등장했다가 지금은 뭘 선택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습니다.
보통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사람은 기획자 / UI 디자이너가가 대부분이고 지금까진 일명 피피티(파워포인트)가 절대 영역에 있었습니다. 조그만 회사에서 대기업의 큰 조직 그리고 학생에 이르기까지 파워포인트를 못 다루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말이죠.
파워포인트는 어떤 의미로는 상당히 좋습니다. 모든 작업자들이 하나의 문서를 가지고 작업이 가능했으니깐요. 그리고 파워포인트의 객체를 잘 응용하면 상당히 퀄리티 높은 UI 스토리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파워포인트는 프레젠테이션 툴이기 때문에 인터랙션을 동반한 프로토타입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to the 프로토타이핑
for the 프로토타이핑
by the 프로토타이핑
을 위한 제품들이 속속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고퀄리티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 아닌 문제는
1.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 뭘 선택해야 될지 모른다.
2. 저작 시간이 오래 걸린다.
3. 완성도가 높을수록 스크립트 작성을 요구한다.
4. 제삼자가 편집하기 어렵다.
5. IDE 환경이 제각각이다 = 학습이 필요하다.
*모바일을 제작하는 경우 UI 뿐만 아니라 인터랙션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데스크톱의 경우 일반적으로 화면이 통째로 이동하지만 모바일은 화면 간의 상호 관계가 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모바일에서는 모션 중심의 인터랙션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한 버튼이나 각 요소 별 인터랙션을 제작하는 건 실제 개발하는 것과 비교해서 거의 비슷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결국 프로토타입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경우가 생기거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방법을 시간을 들여 공부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하는 것입니다. 프로토타입 제작 소프트웨어가 프로토타입의 주가 되어선 안됩니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요즘 뜨는 스케치 얘기도 하고 싶습니다.
포토샵의 대항마 스케치가 작년부터 소리 소문 없이 국내에서 큰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저도 스케치를 수박 겉햛기(*겉핥기인데 맞춤법 검사가 못 찾네요) 식이 아닌 실제 프로젝트로 사용해 보니 엄청난 생산력에 반해버렸습니다.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가 협업하기 위해 정말 잘 나온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누구든 부정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대세는 스케치다. 스케치가 모든 걸 바꿔놓을 것처럼 그러지만 스케치는 하나의 도구(tool) 중 하나인 거죠. 스케치로 제작한다고 앱 디자인이나 설계를 잘할 수 있는 거랑은 정말 상관없겠죠.
그리고 오늘은 동창중 어도비에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페이스북에서 스케치 찬양만 한 게 너무 미안해서 오늘은 adobe XD를 설치하고 써보았습니다. 아직은 layer 개념도 없고 IDE가 빈약합니다만 꾸준히 개선한다면 스케치 대항마가 되기에 훌륭했습니다. XD는 UI 프로토타입에서 인터랙션으로 끝나지만 스케치는 실제 디자인 제작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차이인 거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최상의 프로토타입 조합은 bohemian sketch + craft plugin + invi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invision은 웹 기반이라 약간 약간은 client(설치형) 보다는 불안정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게 웹으로 이렇게 가능한 건가? 할 정도 훌륭하긴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에게 다가온 문제는 맥 OS 사용자가 아니면 디자인 소스 공유가 안된(이런 경우 파워포인트가 정말 의미가 있죠 :p ) 다는 것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더러 고객사 디자이너한테 *. psd 제공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는 종종 블로터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는데 아이러니하게 저는 스케치, 파워포인트 혹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수업을 하지 않습니다. 인터랙션을 넣는 부분에선 pop 아니면 invision을 사용하고 UI는 페이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페이퍼 프로토타입은 정말 신속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환경 제약이 없습니다.
그러나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퀄리티의 차이가 심합니다.
페이퍼 프로토타이핑에서 퀄리티가 중요한 건 본인이 만든 것을 모든 사람이 인지 가능해야 구체화가 되는데 그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프로토타입은 개인 한 명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 모두 모여 협업을 통해 제작돼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현재 디지털 기반의 도구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서로 큰 그림을 한 눈에 보며 취약점이나 개선점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페이퍼 프로토타입이야 말로 협업도구로서 가장 명확하고 프로토타입의 목적 중 하나인 제품 콘셉을 이해시키고 개선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사무실 벽 한 면에 붙여진 모바일 프로토타입을 보면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한 신속한 이슈를 파악할 수 있다는 아날로그만의 장점이 존재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시작해 보세요.
프로토타입의 목적은
그리고 제품 출시 전 피드백, 사용성, 모델링 등 여러 다양한 검증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것입니다.
그리고 작년 어떤 회사에서 당연하듯이 저한데 그러더군요 "스케치 쓰시죠?"
마치 최신 소프트웨어를 쓰는 것으로 역량 평가를 받는 거 같아 좀 씁쓸했습니다.
이상용:
UX 디자이너입니다.
ultra0034@gmail.com
페이스북 '디자인'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충남대학교에서 UI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블로터 아카데미에서 가끔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uxd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