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디 도일은 글쓰기의 맥을 이렇게 잡는다.
“자신에게 친절하라. 최대한 빨리 페이지를 채우라. 지면을 많이 차지해도 좋고, 한 줄씩 건너뛰면서 써도 좋으니 최대한 페이지를 채우라. 모든 새로운 페이지를 작은 승리로 받아들여라.”
글쓰기의 훈련은 아기들이 걸음마를 떼는 것과 흡사하다. 아기들이 기어 다니다가 이제 막 일어서기를 반복하고, 불안하게 걷는 모습을 기억하라. 멋있게 일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모델처럼 걸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불안한 모습만 그저 반복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글쓰기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멋있게 글을 쓸 수 있는지, 타인을 감동시키려는 글을 쓸 수 있는지에만 고민한다. 편집을 위해, 생각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다 흘러버리고 만다.
입문자들이 중요한 것은 거침없이 글을 쓰는 법을 깨닫는 것이다. 거침없이 글쓰기에는 편집도 생각도, 멋있는 표현도 필요 없다. 오로지 글만 쓰는 것이다.
책을 완성하고 싶다면 분량을 더욱더 채워야 한다. 책 쓰기는 분량으로 승부해야 한다. 내가 가진 생각들을 다 쏟아내야 교정할 수 있다. 어떤 식으로 책을 써야 할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그렇다고 머릿속에 지나가는 모든 생각을 써라는 말이 아니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마음껏 쓰기를 넘어 주제별 쓰기에 도전해야 한다. 한 주제에 대해 분량을 채우는 것이 책 쓰기이다. 아무 관련이 없는 것들을 뒤죽박죽 섞다 보면 음식물 쓰레기 같은 글이 될지도 모른다.
한 주제를 집요하게 생각하며 그 주제와 연관된 이미지들을 포섭하여 글을 써 내려간다. 치타가 사냥감을 발견하고 쏜살같이 달려가듯이 폭발적인 속도로 글을 쓰는 것을 경험하라.
거침없이 글을 쓰는 법을 깨달아라. 거침없이 분량을 채우면 어느덧 한 권의 책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