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의 편이 되지 못할 때

by 요술램프 예미

삶에서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가장 가까이 두고도 가장 멀게 느끼는 모순을 경험한다.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격려하는 데는 너그럽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차갑고 냉혹하게 굴곤 한다. 힘들어하는 자기 자신을 질책하고 누군가와 다퉜을 때 가장 먼저 자신을 비난하고 무언가 실수라도 한다면 즉시 나무란다. 종종 스스로를 가장 가혹하게 비난하고, 자신에게 가장 큰 적이 될 때도 있다. 내가 나의 편이지 못한 상태란 단순히 자존감이 낮다거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문제로 축소될 수 없다. 그것은 내면 깊은 곳에서 자신과의 관계가 왜곡되었음을 의미하며, 이 왜곡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삶의 중심을 흔드는 정서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나는 내가 어른이 되기 전후를 나의 편이 될 수 없었을 때와, 있었을 때를 기점으로 나눈다. 그것은 나를 따뜻하게 대할 수 없었던 때를 지나 비로소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의미와 같다. 나를 다정하게도 바라보았다가 객관적인 태도로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때로는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기도 하며, 또 때로는 다그치기도 하며, 어느 한 쪽에서 나를 치우쳐 바라보지 않고, 이쪽 저쪽에서 평면적으로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편이 되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내려놓는 자유를 뜻했다. 내가 내 편이 되는 것에 남의 눈치를 덜 보게 되었다. 그렇게 나 자신에 대한 해석을 새롭게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린 마음의 때를 벗을 수 있었다.


아이들은 보통 자기 앞에 놓인 타인이라는 거울을 보며 자기를 인식한다. 이를 자기상(self-image)이라고 한다. 자기상은 개인이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표상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가치와 능력을 가진 존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내적 답변이 곧 자기상이라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단순히 ‘자존감’이나 ‘자기개념’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더 시각적이고 상징적인 차원에서 ‘내가 나를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가’라는 점에 초점이 있다.


어린 시절의 나의 이미지는 외롭고 소외되어 혼자 있는 모습이다. 이는 내가 무남독녀였기에 물리적으로도 혼자 있을 때가 많아서였기도 하지만, 심리적으로도 고독하고 고립된 느낌을 받은 적이 많기 때문이기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내 속엔 자기 비난이 시작되었다. 어느날 아버지가 "네가 이러니까 따돌림을 당하는 거야"라고 말했을 때 자기 비난은 더 당연한 것이 되었다. 나는 상담실에서도 나와 비슷한 경험으로 인해 자기 비난에 익숙해지고 능숙해진 내담자들을 수시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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