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좋아서 다가가서 그 사람의 좋은 점만 보인다면 그것은 정말로 좋기만 한 관계인 것일까? 아니, 좋기만 한 사람이 정말로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나는 왜 누군가가 좋다가도 금세 싫어질까? 왜 좋았던 이유가 나중에는 싫어지는 이유로 둔갑해 버릴까? 왜 좋은 점은 티끌만한데, 싫은 점은 웅대하고도 거창하기까지 할까? 사랑하는 감정에는 어떠한 타협점도 없이 순수하기만 해야 할 것 같은데, 사랑한다면서 밉고 원망하는 마음이 드는 건 내가 모순덩어리라서 그럴까?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다보면, 무수한 의문점에 사로잡히는 순간이 있다. 때로는 이러한 마음과 저러한 마음의 간극이 너무 커서 어떠한 마음이 진실일까 고심하게 되고, 끝끝내 두 마음은 다시 마주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저는 사람을 볼 때, 저 사람을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는가 없는가부터 먼저 따져보고 만나요."
한 지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다. 누군가를 봤을 때, 저 정도이면 내가 감당할 수 있겠다, 저 정도는 너무 선을 넘은 것이다를 판별함으로써 그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갈지 멀어질지를 선택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협소한 인간관계를 자행하는 매몰참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양가감정으로부터 흔들리는 것을 미연해 방지하고 싶은 무의식적/의식적 경험의 결과물일 수도 있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