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초, 20대 여성의 우울에 관한 칼럼을 쓴 뒤 많은 응원과 연락을 받았다. 모르는 사람이 내 글을 공유하고, 글 잘 읽었다고 메세지를 보내왔다. 친구들에게도 평소보다 더 많은 연락을 받았다. 다른 친구들한테 글을 공유하고 싶다고 물어온 친구들도 있었다.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찍었다. 평소 대학알리에서 발행한 기사의 조회수의 2~3배쯤 됐다. 잘 쓰고 싶었던 글이었고, 많이 고민했던 글이라 이 글에 쏟아진 많은 관심이 고맙고 기뻤다. 하지만 그 글을 쓰고 발행한 지 한달 째. 나는 이제 어떤 글을 써야할지, 어떤 방향의 글을 써야할지 답을 찾지 못한 채 머물러있다.
올해 여름, 글을 써보겠다며 독립 언론에 들어갔다. 매주 어떤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고, 매일 같이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어떤 글을 써야할까 고민하는 날들이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유용한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끊임없이 흔들렸고, 내 목소리가 발화된다는 사실에 기쁘다가도 두려운 나날이었다.
올해 가을과 겨울은 나의 능력없음에 절감하는 날들이었다. 전하고 싶은 마음들은 넘쳐났는데, 그걸 전하는 내 목소리는 웅얼거림에 그치지 않았다. 쓰고 싶은 욕망만 남았다. 무얼 쓰고 싶다는 그 욕망의 존재감은 확실한데, 생각은 흐릿하기만 하다.
어떤 글을 써야할까. 올 한 해 내가 겪었던 크고 작은 일들은 나를 더 단단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만들어줬다. 감정은 조금 더 격해졌고, 생각은 조금 더 분명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서성거리고 있다. 무얼 말하며 살고 싶은지, 어디에 적을 두고 살고 싶은지, 무얼 보고 살고 싶은지. 이 모든 걸 결정하는 일은 너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