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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농부 세네월 Jan 27. 2019

12가지 인생의 법칙과 SKY캐슬

"An Antodote to Chaos".  조던 B. 피터슨

1. 만남

사람과 책의 공통점은 그 만남이 주는 효과가 아주 클 수도 있고 혹은   아무 일도 없었던 처럼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서울 집에 가면 의례 들리는 책방에서 만난 "메모 습관의 힘"은 내 생활패턴의 일부를 바꾸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어떻게 해서 책을 만나게 되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해설을 쓴 노먼 도이지는 같은 토론토대 교수인데 해설 서문을 이렇게 시작한다, " 인간은 천성적으로 법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게다가  '법칙'이란 제목이 인문학 쪽 책에 붙어 있으면 더욱더 싫다.. 서점의 진열대에서 만났으면 집어 들지 않았을 책이다, 법칙을 몰라서 잘 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므로. 참고로 총 550페이지 중 본문 500페이지, 참고문헌 리스트가 30페이지 그리고 해설이 20페이지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저자와 해설가가 만난 책이다. 저자도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생각한 것보다 말하고 싶은 게 많다, 결코 간단하고 짤막하게 끝낼 수 없었다"라고. 개인적으론 조금의 타협을 하셨으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딸이 좋아하는 은퇴하신 목사님이 추천하신 책이라고 했다. 그 목사님에 대해서는 집사람이나 딸에게 들은 얘기들에 의하면 일반적인 목사님 스타일이 아니어서 나도 좋아하는 분이라 제목과 두께에 대한 불편함에도 잠시 살펴보기로 했다. 그렇게 잠시 ㅂ살펴보다가 내가 먼저 읽고 주기로 양해를 구했다. 번역본의 제목이 책의 가치를 떨어트렸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가 올바르게 살기 위한' '개인의 향상과 발전', 그리고 '누구나 자발적으로 존재의 부담을 어깨에 짊어지고 영웅의 길을 택하려는 의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힘드는 것이긴 하지만 잘 살 수 있다'라는 주제로 이해했다. 그 가정과 결론이 맘에 든다.


2. 훑어보기


저자는 1993년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는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의식의 지도"라는 종교심리학 저서가 유명하다고 한다. 이 책은 이미 아마존을 포함하여 주요 국가에서 인기 있는 책이라 한다.

이 책의 시작은 '쿼라(Quora)'라는 질의응답 사이트에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올린 40개의 답글이었다. 집필 과정을 통하여 40개의 주제가 12개로 축약되었다. 12가지의 법칙이 독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겠지만 좀 과한 제스처를 썼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없지 않은데 예를 들면 '법칙 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결국은 '아무리 안 좋은 날이라도 주의를 기울이면 작은 기쁨의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저자 건너편 집의 고양이 얘기로 풀어 간다. 이도 역시 번역본 제목 같은 얘기여서 신경에 거슬리기는 하되 내용이 보완하여 덮어준다. 전작 "의미의 지도"(종교심리학 분야라 함)를 준비하며 많은 조사를 하였던 덕택에 풍부한 예와 사례가 두께의 지루함을 가려준다. 영국 공영 방송국 채널 4의 뉴스 앵커와의 인터뷰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이 넘었다는데 나는 아직 그 백만에 속하지 못했다.


책의 법칙 5에 대한 삽화

3. '법칙 5 -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와 SKY캐슬

12가지의 법칙 중은 여기저기 많이 나와 있어 부연할 생각이 없는데 법칙 5를  보며 안도와 절망을 동시에 느꼈다. 이 문제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일종의 동지의식과 모든 나라에서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것은 곧 인류라는 종의 종말의 시작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있는 것은 식물과 사람 빼고는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개 혹은 고양이를 기르지 않고 관심도 없다. 그러나 요즘 일부 애완견을 보면 사람이 챙겨 주지 않으면 전혀 생존이 불가능해 보이는 종자들이 많아 보인다. 예전에는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 그런 종자들이 이미 있었지만 우리가 몰랐을 가능성도 있겠으되  여하튼 어떤 개들은 주인의 사랑을 받아야 먹고살 수 있게 유전자가 변형된 듯이 보인다. 최근 많이 보이는 것은 예전의 진돗개나 불도그가 아니고 주인의 품에서 재롱 피는 예쁘고 앙징맞은 종들이다. 그들은 주인의 버림을 받기 전 까지는 순탄한 견생을 유지할 수 있다. 짧은 기간에 놀랍게 바뀐 애완견의 모습/역할에서 우리 시대의 아이들을 생각한다. 사람과 애완동물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언짢을 수도 있겠으나 자연 앞에선 개나 사람이나 자연의 선택에 의해 생존이 결정된다. 


사적인 모임에서 가끔 같이 있던 부인네들의 항의를 받는데 그것은 '농반진반으로 우리나라는 엄마들이 망친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시대 때부터 있었다는 '요즘 애들 버릇없다'는 맥락의 얘기인데 너무 끼고 앉아서 세세하게 간섭하고 애들 방과 후부터 대학 졸업 이후의 진로까지 진두지휘하는 듯한 엄마들에 관한 그리고 그들과 같이 사는 애들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마침 공전의 화제가 되고 있는 SKY캐슬이란 연속극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누군가 내게 얘기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연속극이랍니다'. 내가 그 한 번만 본 사람이다. 우리 집에도 마나님과 따님이 왕팬이어서 지난주 봉화 집에서는 화면은 안 볼 수 있었어나 소리는 한정된 공간이어서 피 할 수 없었다. 너무 극단적인 경우가 일반화되가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하니 반드시 그렇게만 볼 것도 아니라고 한다. 학종 때문에.

학종이라는 것은 공부만 갖고는 안된다는 얘기다. 신문기사가 맞는지 모르겠으나 어떤 대학의 모범 사례에 'N 나노튜브" 운운하는 기사가 있던데 뭔가가 정상이 아니다, 내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냥 예전처럼 대학 본고사로 뽑으면 안 되냐니까 애들이 하도 악착같이 해서 변별력이 없다고 하고.

이 문제도 내가 아는 바가 많지 않지만 우리 애 중학교 시절인  80년대 중반에는 학교 가면 선생은 선생대로 강의하고 애들은 자거나 학원 숙제한다고 했다. 그때는 학교보다 학원에 더 충실하다고 놀랐었는데 지금은 학교나 학원이나 다 열심히 하게 하는 좋은 제도로 대단한 발전을 했다고 해야 하나?


이미 30년 전에 식당에서 달려와서 미끄럼 타는 아이를 애엄마가 야단치니까 애아빠가 한마디 했다.

"아이 기죽게 왜 그래". 하마터면 들고 있던 물 잔 던질뻔했었다. 몇 년 전 아들이 군 복무할 때에 부대 행정관의 얘기를 들으니 중대장, 행정관의 주 업무는 부모의 항의 불평을 없게 하는 것이 주임무처럼 보였다. 아주 오래전 잘못한 아들을 데리고 와 선처를 호소하며 아들뻘인 중대장에게 무릎 꿇고 호소하는 어떤 부모를 보며 부모의 역할과 한계를 느꼈었는데 요즘 엄마의 힘은 그 한계를 '국방 저 너머'로 밀어 버렸다.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은 서로 균형을 이뤄야 하고, 상황 변화나 맥락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해야 한다.  삶의 활력을 잃지 않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려면 이런 감정이 모두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를  가르칠 때도 부정적인 감정을 비롯해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는데 필요한 것을 빠짐없이 사용해야 한다. P198 

아이가 실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이가 두려움과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배워야 할 것들을 잘 배울 수 있도록 아이의 학습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P.198


아이의 훈육을 위한 그의 처방은;

1. 중요한 최소한의 규칙만 남겨라.

2. 그 규칙을 적용할 때 최소한의 힘만 사용하라.

3.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4. 부모는 자신들도 냉정하고 교만하고 원망하고 분노하고 기만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5. 부모에게는 현실세계의 대리인으로 행동할 의무가 있다. 즉 자녀 행복을 보장하고 창의력을 키워주며 자긍심을 북돋워야 할 책임이 있다.


나는 5가지 처방도 좋지만 그위의 인용문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우선은 좋은 대학을 가게 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다음은 좋은 직장 그리고 잘 한 결혼 그다음은 손주  잘 봐줘야 하는 성공 공식이 인생의 목표 일 수가 있을까?  부모로서 우리가 할 일은 간단하다, SKY캐슬의 강예서처럼  말할 수 있도록 훈육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 내 실력 내가 증명할 께."


그렇게 살아야 깨져도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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