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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농부 세네월 Mar 24. 2019

사과/가지 성장 측정


사과나무의 생장과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과농사의 기본이지만 정확히 알고 있기보다는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우연이 뉴질랜드의 사과협회 사이트를 보다가 어떤 농부와 연구소가 매주 일정한 가지와 사과를 측정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사과나무의 일 년을 이해하는데 좋은 도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2018년 매주 25개의 가지와 열매를 측정하였다. 막상 측정하는 기간에는 자료를 입력만 하다가 사과를 주제로 발표할 계기가 있어서 정리하였다. 


1. 측정 필요성


우리 아이가 언제 제일 많이 컸는지가 궁금했었지만 다 크고 난 다음에 중2 때 많이 컸다고 알게 되었다. 해답은 둘째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농부에게는 매년 같은 생장과정을 다시 시현하는 행운이 있다. 위의 사과/가지에 의문들에 정확한 다음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될 뉴질랜드의 자료를 만든 이의 말대로 올해의 사과는 작년에 만들어진 꽃눈으로부터 시작되었으니 결국 17-19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결과물이다.

결과물의 품질향상에 일주일에 1시간을 투자하면 총 측정시간이  단 하루에 불과한 24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니 만한 투자다.


2. 측정방법


실행 방법은 간단하다. 품종별로 2그루의 나무를 선정하여 측정대상으로 하는 가지와 열매에 표기를 해놓고 일주일 간격으로 가지의 신장 길이와 사과의 횡경을 측정하여 기록하면 된다. 자, 캘리퍼스만 있으면 되니 에프킬라 통은 가끔 나뭇가지 속으로 파고들어 가는 하늘소 유충을 잡기 위해 가지고 다닌다.


3. 생장특성


각각 25개의 데이터를 한 번에 보려니 번잡하여 나무별로 평균을 내어 비교하였다.

가지

- 5/29 혹은 6/6 사이에 생장 정지하여 7/11 2차 생장하거나 혹은 정지
-수세가 강한 나무가 2차 생장도 강하다.
- 5/29까지의 가지(신초)와 사과의 영양분 경합 기간이 5/15까지 극심하다. 이 결과로 2018년 일기 불순하여 탄수화물 생성이 원활치 못하자 이상 낙과가 생겼다고 한다.


사과

- 사과는 딸 때까지 큰다. 

-제일 많이 성장하는 시기는 1차 생장 휴지기인 6/12경부터 ㅣ작되는데 이는 가지와 나누던 영양분이 사과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차 적과도 이때까지 종료시켜서 수확할 사과들에게 영양분이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


4. 생장곡선과 영양

내가 작성한 생장곡선이 눈에 많이 익어 찾아보니 코넬대의 Cheng교수의 새 성장분의 축적 영양 곡선과 흡사하다.

Cheng교수는 큰 화분에 사과나무를 심어 놓아 몇 년에 걸쳐 중요한 순간마다 나무를 파쇄 건조하여 그 영양분을 측정하였다고 하는데 그의 곡선과 우리 밭의 성장곡선이 비슷하다. 이는 우리 밭의 생장곡선을 그의 자료로 확인했다는 의미와 그의 영양처방을 사용해 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5. ATS/비비플의 살포 시점

ATS는 질소계 엽면 시비용 비료로 황산의 성분이 암술을 태워 수정을 방해한다. 적화의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대개 만개후 48시간 경과 후에 시용하여 약 30% 적화 효과를 기대한다. 나는 인공수분을 하고 있으므로 이번에 2그루의 나무에 만개후 24시간 후에 살포하였는데 효과가 좋았다. 만개후 48시간이 자연수정을 전제하고 있으니 24시간 이후 살포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 해 볼만 하다.

비비플은 도장지 억제용으로 살포하는 칼슘 계열인데 그동안 처방은 신초길이 5-10cm일 때 1회 살포하고 4주 후 2차 살포였다. 작년부터 이태리 남티롤 사과 전문가인 Mr. Kurt Wert 씨의 말대로 2-3cm부터 4주 간격 2회 살포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 2그루에 2주간 간격 3회 살포를 하여 비교한 결과 3회가 결과가 좋았다. 이 또한 2019년에 일부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6. 결론

내 밭에 대한 생장주기에 맞추어 작업이 진행되면 분명한 이점이 있다. 사과/가지 측정방법은 이를 가능케 해주며 착색이나 시비에 관한 측정 포인트를 선정하여 측정항목에 편입시킬 수 있다면 더욱 유효한 데이터 베이스가 될 것이다. 

그동안에 만나 본 사과의 고수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모두들 "훌륭한 관찰가"라는 것이다. 보고 분석하고 실행하는 절차 없이 이루어지는 발전/개선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아인슈타인 박사는 고수가 되는 방법을 이미 설파하신 셈이다. 또 모든 사과나무가 다 비슷한데 왜 수고하느냐고 하는 이들이 있다면 정주영 회장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임자, 해 봤어? 해 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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