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괴담 잡은 식약처"
이 글은 나이 먹은 사과농부의 순전한 개인 생각으로 필요 이상의 의심과 의혹이 개입되어 왜곡된 견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글리포세이트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초제 성분으로 농부의 입장에서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며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서 , 왜 "사는 게 코미디"란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아주 찐한 페이소스가 있는 슬픈 코미디.
그것은 이번 맥주건에 대한 미디어의 접근방법, 우리 식약처의 기민하지만 어딘가 속 보이는 듯한 (내게는) 허술한 대응 내용 그리고 핵심인 불편하고 무거운 "GMO와 글리포세이트" 주제를 피하며 "안전한 맥주"라는 것으로 간단하게 결론을 내어 매듭을 짓는 모양새가 나를 슬프게 한다. 한편으론 "글리포세이트 맥주"를 말끔하게 처리하는 방법이 근래 드문 "사태 처리 방법"의 귀감이 되는 케이스라고 생각하며 이 문제의 ownership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생각해봤다. 처음에는 맥주회사들이 이렇게 빨리 움직였나?라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맥주보다는 더 근원적인 이슈로 이런 문제에 익숙하고 경험이 많을 어떤 회사를 생각하니 그림이 이해가 되었다.
맥주에 글리포세이트가 들어 있다는 미국 공익 리서치 그룹( US PIRG)이라는 NGO가 맥주에 몬산토사가 개발한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들어 있다는 내용의 사진이 SNS를 통하여 유포되었고 나도 4월 22일 친구에게 받아서 관심 있을 친구들에게 전송을 해 줬다. 놀랍게도(개인적인 기준으로) 4월 26일 기사로 식약청이 재빨리 대응하여 맥주를 검사하여 다음 주까지 결과를 발표한다고 하더니 다음날인 4/27일 발표를 하는 신속함을 보여 주었다.
[단독]4캔 만원 수입맥주에 농약? SNS 공포, 식약처가 나섰다
최종 수정 2019.04.26. 오후 3:19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농약 맥주 리스트'가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리에 팔리는 수입맥주가 대거 포함돼 있다. 소비자 불안이 커지자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해당 제품의 농약 잔류량 검사에 착수했다. 농약 맥주 리스트의 출처는 미국 소비자단체인 US PIRG(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가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다. PIRG는 미국에서 유통되는 맥주 15종과 와인 5종에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얼마나 있는지 검사했다. 그 결과 맥주 1종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출량은 칭다오 49.7 ppb(10억 분의 1), 버드와이저 27 ppb, 코로나 25.1 ppb, 하이네켄 20.9 ppb, 기네스 20.3 ppb, 스텔라 18.7 ppb 등이다.
글리포세이트는 다국적 GMO(유전자 재조합) 종자회사이자 농약회사인 몬샌토가 생산하는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요 성분이다. 콩·밀·보리 등 GMO 작물을 재배할 때 쓴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라운드업을 대량으로 살포한 농장의 근로자나 인근 주민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세계 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이를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2A 그룹)로 분류했다. 2A 그룹에는 쇠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와 뜨거운 음료, 교대 근무 등이 들어 있다.
최현철 식품의약품 안전처 수입유통안전과장은 "지난달부터 PIRG 보고서에 언급된 맥주를 포함해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 맥주 20여 종의 글리포세이트 잔류량을 검사하고 있다. 미국 환경청(EPA)에서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치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소비자 우려가 큰 만큼 검사에 나섰다"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는 다음 주 초에 나온다. 식약처는 국산 맥주는 검사하지 않는다. 최 과장은 “국산 맥주는 보리·밀·홉 등 맥주 원료를 수입할 때 통관 단계에서 글리포세이트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맥주를 마시면 암 발생률이 올라갈까. 식량농업기구(FAO)와 WHO는 식품을 통한 글리포세이트의 일일 섭취 허용량을 체중 1kg당 1mg로 규정하고 있다. PIRG는 “하루 0.01㎎의 글리포세이트를 섭취하면 암 발생 위험이 100만 분의 1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섭취하려면 160 ppb 농도의 맥주를 마셔야 하는데, 이번 검사에서 나온 맥주는 모두 그 이하로 나왔다”며 “술을 다량으로 마시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중앙일보)
수입 맥주 등 글리포세이트 검사 결과
□ 식품의약품 안전처(처장 이의경)는 수입 맥주와 와인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었다는 해외 정보와 관련하여 국내로 수입되어 유통 중인 맥주와 와인에 대해 수거·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 글리포세이트는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지만, 제외국(유럽 식품안전청(EU/EFSA), 미국 환경호보 호청(EPA), 일본 식품안전위원회 등)에서는 식이섭취로 인한 발암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함
○ 이번 검사는 미국 공익 연구단체(PIRG, 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가 발표한 20개(맥주 15종, 와인 5종) 제품 중 국내로 수입된 11개(맥주 10종, 와인 1종) 제품과 국내 유통 중인 수입 맥주 30개 제품을 포함하여 총 41개 제품에 대해 실시하였으며, 모두 글리포세이트가 ‘불검출’로 확인되었습니다.
- 또한,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제조·유통 중인 맥주 10개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에서도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 그동안 해외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었다는 정보가 발표(0.3∼51 ppb= 0.0003∼0.051㎎/㎏)되어 왔으나, 미국 환경보호청(EPA), 독일 연방 위 해평 가원(BfR) 등에서 안전한 수준임을 발표한 바 있으며, 국내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인체 위해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됨
○ 참고로 이번 글리포세이트 검사는 국제적 기준에 따라 확립된 시험법인 질량분석법(LC-MS/MS)을 사용하였으며, EU·일본 등에서 불검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10 ppb(0.01㎎/㎏)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 미국 PIRG의 항원항체 반응 검사법(ELISA)은 간섭 물질의 영향 등으로 실제보다 높은 결과치를 보일 수 있어 국제적으로 잔류농약검사 등 공인된 분석법으로 활용되지 않으며, 국내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LC-MS/MS 법이 ELISA 법에 비해 정확한 분석법임을 확인함
□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식품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식약처 보도참고자료)
코미디라고 생각하는 이유
1. 모두가 놀라서 식약처까지 나서서 규명하려고 한 글리포세이트는 쇠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와 뜨거운 음료, 교대 근무 함께 2A 그룹(발암 추정 물질)으로 분류되어 있고 그 양이 많아야 10억 분의 1의 50배이며 그 맥주는 하루에 1000리터를 먹어야 1일 섭취량이 된다고 한다. 반면 맥주에는 1급 발암물질 (암을 유발하는 물질)인 알코올이 4% 이상 함유된 음료이다. 알코올의 양과 글리포세이트의 양을 비교하고 암에 관계되는 정도를 보면 맥주를 안 마시면 모르되 맥주를 마시는 이에게는 글리포세이트보다는 몇 십억 배 더 많은 발암물질 (알코올)이 더 위험하다.
2. “국산 맥주는 보리·밀·홉 등 맥주 원료를 수입할 때 통관 단계에서 글리포세이트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는 식약처 담당과장의 말이 충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원자재에 문제가 없는 것과 완성 가공품에 문제가 없다는 편안한 인식 때문이다. 결국 국산 맥주도 검사했고 안전하다고 발표는 했지만 정말 담당과장님의 멘트라고 한다면 그 또한 코미디.
3. 식약처 발표문에서는 검사방법을 다른 것으로 (질량분석법) 했는데 단위가 10 ppb로 그 이하는 불검출로 처리한다고 한다. 그들 자신의 발표문에도 미 환경보호청이나 독일 연방 위 해평 가원에서 검출은 되었으나 안전한 수준이라고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 식약처는 “불검출”로 평가하는데 “검출이 되었으나 안전한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US IPRG의 소수점 한자리까지 나타나는 검사방법보다 더 정확하다면 소수점 2자리까지는 나오는 수치를 대며 안전하다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10 PPb 이하는 불검출로 보는 우리 데이터의 신뢰성이 더 의심스럽다. 보도 참고자료에 두 번씩 등장하는 "국내 전문가 자문위원"은 정규조직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이런 식의 두루뭉수리식 답변은 안 하니만 못하다. 숫자로 답하는 수학 문제를 국어식 답안으로 처리하는 식약처 발표문 자체가 코미디. 또 US IPRG가 사용한 항원항체 분석법은 미국에서 오렌지의 항생물질 분석에 쓰이는 방법으로 그 효용성과 정확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글도 있다.
4. 결론적으로 나는 1리터의 맥주에는 발암 확정 물질 알코올 4.5% (45g)가 들어있는데 1/1000ppm의 1/1000 수준인 ppb 단위로 49.5 ppb(최대치-칭다오 맥주)의 2A급의 발암추정물질이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까지 재빨리 나서고 신문들은 “해프닝으로 끝난 맥주 괴담” (중앙일보 5/2자, 이태호 칼럼) 혹은 “농약 맥주 소동” (매경"맥주 괴담 잡은 식약처" 5/2자)으로 쉽게 마무리하는 과정이 내겐 ‘슬픈 코미디’처럼 보인다. 해프닝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것은 ( 아래 기사 참조), 글리포세이트가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바다의 생선에서 까지 검출된다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처럼 글리포세이트 역시 그 상대적으로 일천한 (플라스틱에 비해) 역사에도 불구하고 다방면에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글리포세이트와 GMO는 항상 연결되는 이슈이지만 고작 인터넷 몇 번 들여다본 주제에 GMO에 대해 언급할 만한 지식은 없으니 제외한다. 그러나 글리포세이트는 최초의 무해한 물질에서 발암추정물질로 분류되었고 (2015년에는 미국 법원이 제초제로 암에 걸린 사람에게 몬산토로 하여금 천문학적 배상금을 지불하도록 판결이 났음) 현대 먹거리에 직간접으로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글리포세이트 맥주” 얘기가 나온 김에 우리도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접근방법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약처의 말대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식품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면 아래 그림처럼 다방면에 퍼져있는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절한 대처 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방법이 아닐까?
식용 GMO의 수입이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이고 GMO 곡물의 대부분은 글리포세이트에 내성이 있으니 잡초를 죽이려고 뿌린 글리포세이트를 흠뻑 맞고 자란 곡물인데 어쨌든지 간에 "맥주에는 글리포세이트가 없으니 편안하게 드시면서 사십시오" 하면 충분한가? 앗, 잠깐 안주로 드시는 베이컨에는 글리포세이트가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
참고자료 :
1. 사과농부로서 당신도 제초제를 쓸 텐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답변:
올해 6년 차 사과농사를 짓습니다만 3년 전 부분적으로 제초제 사용을 시험하기 위해 구입한 한통 (500ml)의 반만 써 보았습니다. 제초제보다 몇 배나 힘들고 시간도 훨씬 많이 소요되는 잡초 베어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2. 글리포세이트 맥주 마무리 신문기사들
지난달 22일 `유전자 변형 종자업체 몬산토가 개발한 제초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맥주`라는 내용으로 수입 맥주들에서 제초제가 검출됐다는 내용이 메신저를 통해 유포됐다. 기자에게만 여러 명이 이 내용을 보낸 것을 감안하면 많은 국민이 이를 받아보았을 것이다.
식품의약품 안전처는 지난달 27일 여기에 언급된 수입 맥주뿐 아니라 국산 맥주와 와인까지 포함해 수거 및 검사를 실시해 총 41개 제품 모두에서 글리포세이트가 `불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맥주 괴담`이 유포된 지 불과 5일 만에 이를 바로잡은 것이다. 과거 식약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이유로 식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공개했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설과 판단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괴담과 먹거리에 관한 불안이 유포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민청원 안전 검사제를 통해 국민이 안전성 우려가 큰 상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쳐 유해성 여부를 검증해 발표하고 있다. 영유아용 물휴지와 노니의 경우 문제 있는 제품은 판매 중단시켰고 어린이용 기저귀에 대해서는 전부 위해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민이 괴담 때문에 공포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고 기업들의 피해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출처:매경, 5.2자 기사] "맥주 괴담 잡은 식약처"일부
해프닝으로 끝난 ‘농약 맥주’ 소동, GMO 논란 언제까지
[출처: 중앙일보 5/2일 자] 해프닝으로 끝난 ‘농약 맥주’ 소동, GMO 논란 언제까지런데 이 농약이 발암물질 2군 A(발암물질 가능성 높음)로 지정돼 있으나 그렇게 해롭지는 않은 듯하다. 우리가 늘 먹는 튀김 음식, 붉은색 살코기와 동급이다. 실제 잔류농약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인 JMPR(Joint FAO/WHO Meeting on Pesticide Residues)은 글리포세이트가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위해성이 낮다고 밝히고 있다. JMPR은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 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 전문가 단체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농약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도 반대 측에서는 이 제초제 농약 글리포세이트를 GMO와 연관 지어 항상 어마 무시한 물질로 묘사한다.
CODEX가 정하는 글리포세이트의 일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1kg당 1mg이다. 60kg 기준 60mg에 해당한다. 이를 채우려면 가장 많이 들어있다는 칭다오맥주를 하루 1000L, 버드와이저는 약 2000L를 마셔야만 겨우 허용치에 도달한다는 계산이다. 이번에 국산 맥주는 검사하지 않는다고 했다. 식약처는 국산 맥주는 보리·밀·홉 등 맥주 원료를 수입할 때 통관 단계에서 기준치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참고로 글리포세이트에 대한 1일 국제 허용치를 나열하고 긴 글 끝낸다. 우리 식약처는 1.0ppm, EU 0.3ppm, 미국 2.0ppm, 일본 0.75ppm,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1.0ppm이다. 1ppm은 물 1리터에 1mg(1/1000그램, g)이 녹아있는 양이라는 뜻이다. 문제의 맥주에 사용된 ppb 단위는 ppm의 1000분의 1이다. 가장 많이 들어있다는 칭다오의 49.7 ppb는 허용치의 약 20분의 1에 불과하다. 괜한 소동이었나.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중 일부
https://news.joins.com/article/23454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