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의 기간
4월 중순부터 차근차근 이사 준비를 했다.
그동안 몇 번의 방 정리를 하면서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나가야 하는 순간이 오니
모든 것이 버려야 할 것들이었다.
우선 토익책... 10년을 끼고 있지만 한 번도 펼치지 않았다.
미술용품... 처음 사고 몇 번 끼적이고 쓰지 않았다.
다행히 미술 교습소를 연 친구가 있어서 보냈다.
손이 가지 않는 옷도 신발도 모두 버리고
버리다 보니 너무 많아서 2-3주간 나눠서 버렸다.
30년 살면서 왜 그리 많이 끼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는 모든 물건에 의미를 두고 소중히 여겼던 탓일 것이다.
추억과 미련이 뒤섞인 물건들을 밖으로 밀어내니
방이 꽤 넓어졌다.
빈 공간이 보이는 방을 보니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이제 새로운 공간으로 옮길 시간.
엄마도 댕댕이도 없는 곳에서 잘 적응하겠지만
있다가 없으면 너무나 허전하다.
다들 어찌 혼자 살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만 빼고 다들 대단한 것 같다.
30살 만에 첫 독립이라 더 두려운 것 같다.
이제 독립 한 달 차.
밀렸던 외주들도 거의 마무리되었고,
슬슬 다시 브런치를 열어야겠다.
혼란스러운 30살의 하반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