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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댕 Jun 05. 2021

신혼 첫 싸움

안 싸울 줄 알았는데 싸우네?




결혼하기 직전 우리는 엄청 싸웠다.

막상 결혼할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하나부터 열까지 더 까다롭게 보게 되었고,

그것은 잦은 싸움으로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대화를 통해 잘 해결되어

서로 배려하면서 살자고 약속하고

한 집에서 살림을 차렸다.


그렇게 신혼생활이 시작되고,

결혼 직전 싸웠던 게 무색하게

오히려 같이 사니까 싸울 일은 없었고

서로 집안일을 배려하면서 살려고 노력했다.


(남편이 먼저 많이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여줘서

나도 오히려 배려하려고 노력함…)


하지만 싸움은 정말 사소한 걸로 시작되었고,

너무 사소해서 사과조차 하기 싫은 순간이 찾아왔다.


결혼하고 처음 겪는 냉전 상태…

싸웠는데… 계속 같은 공간에서 숨쉬어야 한다니…

피할 곳이라곤 내 작업방이라니…

이번을 계기로 계속 냉전 상태이거나

싸움이 잦아질까 걱정이 되었다.


연인 사이처럼 헤어질 수 없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남편은 안방 침대를 차지…

난 속이 좁아서 도저히 싸운 후

옆에서 잘 마음이 들지 않았다.


결국 요가 매트에 몸을 누이고

얇은 여름이불과 소파 쿠션에

불편한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한숨 자고 일어나니

내가 왜 사소한 것으로 싸우고

개고생을 하는지 후회가 밀려오며

빠르게 잠든 척(?)하는 남편에게

슬쩍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손길을 냉큼 잡는 남편.


이래서 부부싸움은 물 베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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