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길들여지는 중

[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2

by 한은

[31] 만들어져 가는 과정

주변 친구들이 결혼을 하면서 자녀를 출산하는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 아이들이 자라면서 잘 놀아주는 삼촌이라며 나에게 하루 종일 붙어있는데 괜히 울컥거렸다. 분명 지금도 작은 생명체인데 더 작았던 때를 기억해 보니 이상하게도 이 아이들을 더 잘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내가 경험했던 세상은 너무 무섭고, 힘든 기억뿐이지만 그 세상 속에서도 너무 아름다운 것이 많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며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졌다. 주변 친구들의 자녀들이 아니었다면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서 나의 아이디어를 돈으로 만드는 일을 했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될 줄 전혀 몰랐고, 처음에는 학생들을 만나는 것과 가르치는 일을 부정하기도 했었다. 잘 가르치기보다 학생들이 오히려 더 잘 알고 있는 분야들도 있었고, 큐레이터와 학원 단기강사, 대안학교 교사를 하면서 열심히 가르치는 날보다 대충 가르치는 날들이 더 많았다. 차라리 대학생, 어른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쳤을 때 제대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고, 전문적인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래서 제약회사에서 사람을 가르치는 업무를 하기 위해 나름의 커리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친구들의 아이들이 해준 것도 없는 나에게 계속 안겨있고, 좋아한다 말하고, 사랑한다 말해주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전부 내려놓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의료기기 연구원의 길을 언젠가 한번 더 허락이 된다면 더 공부를 하고 사회에 큰 영향을 비추고 싶다.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내 마음은 만나는 모든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그리고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그들의 다음 세대에게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과 아이들을 만났지만 매번 공학자, 과학자, 소방관, 수학자, 문학자, 대통령 등 너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한다. 아이들을 너무 싫어했던 내가 아이들을 위해 울고 있는 사람이 되어있는 것을 보면서 나의 생활, 생각, 삶이 나의 다음 세대에게 길들여진 듯하다.


나를 따라오라는 어른이 되는 것보다 먼저 가보았던 빛을 향해 가리키며 먼저 가있으라 99명에게 말하고, 뒤쳐진 1명의 아이를 찾으러 가는 어른이 되어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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