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정말 너무해

[Essay] 교회 전도사입니다

by 한은

#3 차라리 직장을 가야 했나?

"다음 세대"라는 말에 내가 잘 먹고, 잘 살고 싶었던 삶을 단번에 포기했다. 선생님이라고 아이들에게 불리면서 내가 아이들을 위한 바른 교사가 맞을까 계속 고민하는 시간이 쌓여서 가짜 선생님이 되지 말고 진짜 선생님이 되기 위해 직장도 포기하고, 생각보다 괜찮았던 연봉을 포기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신학대학원을 선택했다. 누군가는 정말 잘 선택했다는 말씀도 해주셨지만, 다른 이들은 그 높은 연봉이면 그동안의 고생들 전부 보상받을 수 있는 것 아니었냐는 말씀도 하셨다. 어렸을 때부터 나를 잘 아시던 분들께서 나를 정말 생각해서 하신 말씀이었지만 나는 고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모든 나의 성장 과정 중에서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었던 감사한 시간이었다. 오히려 돈에 목적을 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신학대학원을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신학대학원을 선택함과 동시에 생각했던 우려들이 쏟아져 오기 시작했다. 당시 삶을 함께 살아내며 공동체로 살아가던 교회에서 청년 여러 명이 신학대학원을 갔는데 단 1만 원 후원도 없었다. 요즘 더욱 귀해진 젊은 사역자들을 위해 온갖 변명을 통해 열정 페이를 뽑아내며 청년들이 청년다운 생산적인 생각과 창의적 일을 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짧게라도 계약해서 일을 했던 곳들은 오히려 청년이 청년답게 살아가도록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여럿 허락해 주는 곳이 많았다. 하지만 교회는 엄청난 꼰대들의 집합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너무 혼란스러웠다.


신학대학원 3년이라는 시간이 마무리가 되어갈 때, 새로운 곳을 옮기게 되었다. 새로운 곳을 간다는 것에 너무 큰 설렘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기 때문에 후회도 함께 있었다.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곳에 갔는데 전도사로서의 준비를 하는 줄 알았더니 "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이미 빠진 단물을 더 빼려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나는 감사하게도 10대 때부터 많은 훈련들을 이미 받아왔었다.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아 온 것도 있지만 나의 삶을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재정, 경건(믿음), 라이프 스타일(삶) 등 예배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 당연히 반응하도록 이끌어주셨다. 이혼 가정이었기 때문이었을까 나의 모든 생각, 마음의 중심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리 잡혀있었다. 이 성장 과정이 많이 무거웠던 10대와 20대를 보냈지만 또 "훈련"이라는 변명 아래 교회 안에 계신 어른들만의 "리그"를 마주하게 되었다.


차라리 직장을 가는 게 좋았을까? 나이는 점점 차고 있지만 아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신학대학원을 선택하면서 기도했던 "다음 세대"가 계속 눈에 밟혔다. 어른들에 의해서 아이들이 바른 생산적 일과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이 과정도 내가 나중에 해야 할 일을 바르게 잡아가기 위한 과정이라 믿으며 다시 "다음 세대"를 선택했다. 차라리 직장이 더 좋았을 것 같은 느낌이 더 컸다. 직장은 그래도 가치 창출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분명하게 있을 것인데 교회는 오히려 그 가치를 본인의 것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다른 사람의 힘을 가져와서라도 가치 창출이 본인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말하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교회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 같았으면 절대 저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생각했겠지만 "다음 세대"를 보게 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시대에 다음 세대들을 위해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 생각과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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