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교회 전도사입니다
에필로그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제약회사 연구직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많이 급하셨는지 신학대학원을 가게 하시고, 다음 세대를 위한 목회의 현장으로 부르셨다. 아직 배워야 하는 업무가 많고, 만들어 가야 하는 일이 많지만 가장 재미있게 전도사로서 삶을 살아내고 있다. 나이가 점점 생길수록 MBTI가 F에서 T로 변해가고 있는데 세상의 현실을 알게 되어 T로 변하는 것이 아닌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정확하게 할 줄 알고 지켜야 하는 사람들을 잘 지켜내기 위해 그러한 사람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여전히 공부하고 있고 "나"를 먼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나님 앞으로 항상 나아가고자 힘을 쓰고 있다.
8.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9.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10.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히브리서 11장>
많은 정보들과 사람들의 말들을 듣게 되면서 혼란스러울 때마다 항상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 더 묵상했었다. 내가 믿음이 좋아서, 내가 신앙이 좋아서, 내가 특별히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어서 전도사가 된 것이 아니지만 나보다 더 혼란스러워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다음 세대들을 위해 부르심(calling)에 순종하기로 했다. 내가 그러한 능력이 있어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것이 아닌 나에게 그러한 능력을 주시고자 나의 갈 길을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어찌 표현할 수 없다. 전도사가 되고, 목회의 길을 가게 되는 순간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거부했던 적이 많았고, 못 본 척, 못 들은 척할 때가 정말 많았다. 교회 지체들이 악을 악으로 이기고, 좋지 않은 마음을 품은 선배들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나는 교회 밖에서 부르심에 순종을 하고 싶었다.
아브라함이 믿음이 좋아서 하나님 앞에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겠다고 말씀하셨음에도 불신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고향을 떠나 하나님께서 가라 하시는 땅으로 가야 했는데 혼자 가지 않았고, 모든 소유를 들고 갔으며, 하나님을 불신했다. 하지만 나중에 모든 소유를 버리고, 친척들을 떠나 하나님만 의지한 이후 이삭을 선물로 받고, 이삭을 단번에 드리는 순종의 순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통한 큰 민족을 이루실 준비를 하셨다. 아브라함도 100점 만점에 25점짜리 예배자였지만 많은 과정들이 모여 100점짜리 예배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교회 밖에서 순종하고 싶었지만 다음 세대를 가장 많이 만날 수 있고, 삶을 함께 살아낼 수 있는 교회와 학교, 학원에 나를 부르시는 순간들을 직접 느꼈고, 아이들이 삶을 살아내 보겠다며 일어설 때 가장 큰 행복을 느꼈다. 나의 믿음도, 나의 신앙도, 나의 순종도 25점짜리 예배자에서 조금씩 100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느낀다. 교회의 사람들을 보는 것이 아닌 몸 된 교회를 이끄시는 하나님을 보니 교회에서 보고 있는 부당하고 불합리한 사람들의 소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무질서 속에서 나의 다음 세대와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다. 더 어려운 일이 찾아오기는 해도 덜 어렵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상황과 환경 속에서 내가 더 분명한 사람으로, 더 분명한 예배자로, 더 거룩함을 쫓는 예배자가 되기 위해 부딪혀보고자 한다.
나의 사람들, 교회, 나의 다음 세대,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힘들어도, 어려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사를 계속해야겠다. 그리고 목사가 되는 그때, 더 재미있는 역사가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