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가르친 현실

[Essay] 교회 전도사입니다

by 한은

이뤄보고 싶었고, 되고 싶었던 꿈이 정말 많았다. 어렸을 때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고, 대학생 때는 생화학과 유전공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약회사 취업과 신약 연구원, 백신 개발 등 약사가 되는 것이 꿈이 되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나의 인생 속에서 교회 밖의 세상보다 교회 안의 세상이 너무 무질서하다는 것을 많이 보는 중에도 학생들을 과외, 학원 단기 강사 등으로 가르치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세상에 악만 가득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학생들에게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가장 먼저 나 자신과 지켰던 것은 "나"를 잃지 않는 것이었다. 시간이 가면서 세상이 변하듯이 사람의 생각은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아름다운 것을 처음 보았을 때의 그 감동은 절대 잊지 않기로 하면서 "나"를 가꾸어 나갔었다. 나 개인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누가 봐도 선하고,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같은 첫 마음으로 늘 보고 싶은 마음에 세상은 변해도 "나"는 잃지 않아야 한다며 늘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다.


아직 학생들을 만날 날이 더 많이 남았지만 지난 시간 중에서 약 6년간 자비량으로 아이들을 만나왔다. 다음 세대에게 관심이 있다 말하면서 진심을 쏟아내지 않는 교회들을 보면서 화가 났었다. 나도 나름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을까? 어렸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때에 교회 형, 누나들이 예배 가자며 기도회 자리와 예배 자리에 항상 불러주었고, 예배 집회를 위해 서울까지 갔었던 때,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같이 기도회 끝나고 치킨을 먹으며 나눴던 평범한 대화들이 많았던 모임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어있는데 교회는 돈이 아깝다며 아이들에게 설교만 더 많이 하고 있다. 아는 것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나누는 곳이 가장 먼저 사라진 곳이 교회가 되었다. 청소년, 청년이 많은 곳은 자연스럽게 그런 환경을 만들어 간다고 하더라도 옛날만큼 소망하는 것에 대해 나누는 모임이 사라졌다. 오히려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생존 방법에만 더 매달리는 모임이 되었다.


교회 내에서 생존을 위한 현실만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는 기성세대의 말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모든 기성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꼰대로 변하게 된다. 세상 속에서도 분명 아름다운 것을 보았고, 찾았다고 말을 하여도 현실 앞에서는 아름다운 것도 짧게 보고 다시 현실에 복귀하게 된다. 아름다운 것을 보았으면 잠시 멈춰서 자세히 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언제부터 짧게 "예쁘네" 한 마디만 하고 사람들이 갈 길을 가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세상 모든 곳이 현실을 잘 살라 말을 하고 있지만 교회에서는 더 심각하게 말한다. 커서 뭐 할 거냐, 그게 돈이 되냐, 일단 기도해 봐,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등 현실에서의 생존이 가득한 말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일에 걱정하게 된다. 믿음 안에서 계획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그 걱정이 크게 와닿지 않지만 듣다 보면 계속 무언가를 준비해야겠다는 걱정을 앞서게 된다. 교회가 현실을 가르치게 되었다. 막연하게 괜찮아질 거라는 믿음이 아닌 참된 믿음 안에서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바른 믿음을 가르치지 못했다.


현실 속의 무질서를 가르치는 교회가 아닌 현실 속에서 보이는 질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르칠 수 있는 아름다운 것을 보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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