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아이들이 공학을 좋아하면 좋겠다
[13] 인체 내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아시나요?
인체 내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메커니즘(Mechanism)을 위주로 공부했다. 세포보다 더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며 분자 단위의 화학적 물질들을 공부했다. 흔히 말하는 단백질(또는 호르몬), 수용체를 공부하며 인체 내에서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생화학적 반응을 다루었다.
화학구조가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도 위치, 물질, 그리고 같은 물질이라도 탄소 다른 위치에 붙어있어도 전혀 다른 물질이 된다. 그래서 21개의 아미노산 그룹을 필수로 외워야하고 그릴줄 알아야 한다. 지금보니 쪽지시험을 매주 2번씩 치뤘던 것 같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단백질(혹은 호르몬)이 인체 내에서 필요 할 때마다 발생하여 설명하기 어렵고 복합적인 일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특정 반응이 일어날 때 발생되는 화학물질들을 기반하여 약을 제조 할 수 있는 것이다.
[13-1] 단백질의 끝판왕 DNA
아주 개인적인 생각에는 DNA가 생화학의 끝판왕이라고 생각이 된다. 유전공학을 배웠을 때 가장 재미있는 실험을 했었는데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물질을 피펫(Pipet, 일명 스포이드)으로 여러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지만 그냥 하얀 물질이 전부였다.
유전공학 강의와 실험을 통해 "유전자 합성", "유전자 조합"을 위주로 배우고 유전정보(Gene)를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컴피턴트 셀(Competent cell) 안에 플라스미드(Plasmid or Vector)를 주입하여 보관한다. 즉 유전정보를 보관할 상자를 만드는 유전공학이 대학 4년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실험에 집중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던 것이 나름의 추억이다. 결과를 위해 7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은 다시 하고 싶지는 않고 추억으로 끝내고 싶다..ㅎㅎㅎ
COVID-19으로 PCR 분석을 모두가 알게 되었을 것인데 플라스미드를 복제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 PCR이었다. 유전정보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기계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유전정보를 자르고 붙이기를 반복하여 분석하는 공부와 연구실에서 일을 배울 수 있었다.
[13-2] 전공했지만 저도 너무 어려웠습니다만
학부 강의들과 실험들이 나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기회가 되면 전공 관련한 짧은 강의를 준비해봐야겠다. 이렇게 하면 될까? 싶었던 모든 나의 호기심에 많은 답들을 받았고, 동물세포 위주로 다루었지만 식물세포도 다루어보며 비슷했던 과정 속에서도 분명히 다르게 나타나는 결과가 신기해 하며 교수님께 많은 질문들을 하며 교수님의 새로운 논문주제를 만들어드리기도 했다. 완전 새로운 논문 주제를 찾아드린 것은 아니지만 좋은 질문을 받으셨다며 연구실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들도 많이 있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이공계 공부에 너무 찰떡이다. 하얀 가운을 입고 멋지게 실험하는 것 같지만 생각한대로 90%가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 학부 실험과 같이 간단한 실험을 배우게 되는 것은 금방 결과가 잘 나오지만 연구실에서 배웠던 논문급의 실험은 항상 안된다. 단백질의 농도 측정과 수용체들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것이 도대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의문이었다. 이제 좀 쉬어볼까 하면 기계가 분석을 마쳐서 컴퓨터가 분석한 DNA 정보를 규칙을 찾아야 하기도 했다. 상상 이상으로 생명과학계는 이진법의 노예이다...ㅋ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을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던 이유는 바이오 계열의 기업들이 어떤 일을 하겠거니,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으며, 각 기업의 연구동향을 살피며 마케팅 추세를 알 수 있었다.
과학을 전공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다. 생각보다 우리 삶 속에 많은 것들이 수학과 과학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공부를 계속 반복해야 하는 불편하다. 매일, 매주 새로운 논문들과 기술들이 생기면서 끝없는 공부를 요구하기 때문에 과학 전공자로서 과학이 어렵지만... 세상을 꾸준하게 배우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