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레이오버
승무원이 되고 나서
다시 돌아보게 된 여행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시드니다.
대학생때 만난 남자친구가 나를 만나기 전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었다.
가끔씩 그 시절의 이야기를 해줄때에도
전혀 재밌지도 않았고 부럽지도 않았다.
그만큼 호주는 나에게 무색무취인 나라였는데..
세상에 이렇게 날씨가 좋은 곳이 있었다고?
호주는 그저 맑고 화창한 날씨로는 표현이 안되는 나라였다.
공기가 다르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내가 지금 산소를 들이마시는건지
아드레날린을 들이 마시는건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왜 그렇게 선배들이 호주 앓이를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가네..
한껏 기분이 들뜬 채로
숙소에서 오페라 하우스까지 걸어갔다.
인스타에서 자주 보았던 그 장소에 도착했는데
아차, 셀카봉도 삼각대도 없다.
같이 나온 크루도 없다.
보통은 풍경 사진을 위주로 찍지만
이곳에서 만큼은 사진을 꼭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있던 외국인 커플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왠걸
내 남자친구보다 잘 찍는 것 같다 ㅋㅋ
세계 여러나라에서 레이오버를 하다보면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취항지들이 있다.
시드니도 그 중 하나다.
도시 전체가 사진이고 그림이 된다.
이럴 때면 더 멋있게 찍지 못하는 내 사진 실력이 원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