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지언 Nov 11. 2022

모든 의도는 창조한다

10/30 명상 일기 #2

멀리서 지구를 내려다보았다. 사고 현장이 클로즈업되었다. 내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 그 현장에 함께 있었다. 거대한 슬픔이 그 장소를 짓누르고 있었다. 커다랗고 탁한 에너지체였다. 영혼들이 거기에 갇혀있었다. 이미 죽어 자유로워야 할 영혼들이 슬픔 에너지에 갇혀 떠나질 못했다. 바라보다 믿음을 내었다. 이 모든 슬픔이 걷히고 영혼들이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음이 환한 빛이 되어 슬픔 에너지에 균열을 내었다. 깨어지기 일보직전인 벽돌처럼 여기저기 금이 갔다. 때가 되면 이 슬픔이 걷히고 영혼들이 자유로워지겠구나 생각하며 다시 돌아왔다.


가만히 바라보는데 거울 속 내가 보였다. 나를 쳐다보다 거울 안쪽으로 거울 속의 나와 함께 빨려 들어갔다. 텅 비고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저기요?!!라고 소리를 쳤다. 내 말소리가 메아리 되어 돌아왔다. 거울 속 나는 사라졌다. 점점 말이 사라졌다. 생각도 사라졌다. 몸의 감각도 마찬가지였다. 내 몸도 사라졌다.


텅 빈 공간이 쑥 하고 빨려 들어갔다. 청소기를 돌리고 있었다. 나였다. 청소를 마치고 아이들과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아이들과 모래놀이를 하러 나갔다. 아이들이 모래를 삽으로 파고 담고 만드는 걸 지켜보았다.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떤 아이가 앉아 고개를 파묻고 울고 있었다. 아이에게 도움을 줄까 다가가려다 그냥 바라만 보았다. 좀 있다 아이 엄마 같은 사람이 왔다. 아이를 탁탁 털고 달래 데리고 갔다.



모든 의도는 창조다. 영혼은 의도다. 세상은 신의 의도다. 기쁨 평화 사랑 등의 감정이 가장 신에 가까운 것인가? 신은 감정이 없는 것 아닌가? 그런 높은 차원의 느낌은 신 그 자체를 넘어 신의 의도를 느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