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내게 가르쳐준 것 : 휴전국가에 살면서

by 엄지언



투자자로서 우리는 흔히 "한국 주식은 박스권이라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미국 주식만이 답이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나 역시 한때 그런 상황에 수긍하고 타협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의 궤적을 그리며 50만 원 고지를 밟은 LIG넥스원은 나에게 투자에 대한 소중한 본질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내가 처음 LIG넥스원에 관심을 가졌던 2015년, 당시 주가는 10만 원에서 12만 원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방산주의 잠재력을 보고 진입했지만, 시장은 내 기대만큼 빠르게 움직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주가는 1만 5천 원대까지 추락했다.


만약 그때 내가 종목에 대한 믿음 없이 차트만 보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역시 국장은 안 된다며 손절하고 떠났을 것이다. 실제로 나 또한 전쟁이나 국방에 큰 관심이 없던 터라,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며 이 주식을 놓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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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구간이 기회의 구간으로 변하는 마법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한 LIG넥스원의 숫자는 경이로웠다. 1만 원대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어느덧 50만 원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저점 대비 약 25~30배의 상승.

15년 고점 대비로도 5배 이상의 수익.

이것은 소위 말하는 '천장 뚫린 미국 주식'에서나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 휴전 국가라는 특수성을 가진 대한민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image.png 출처 : 주간동아 뉴스

왜 우리는 방산주의 가치를 놓쳤을까?


나는 이미 휴전 국가라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너무 익숙했기에 오히려 그 중요성을 캐치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전 세계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들끓고, 한국의 방산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는 빅사이클이 오기까지, 이 주식은 무려 7~8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냈다.


부자들이 AI나 로봇만큼이나 중공업과 방산, 원전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중이 화려한 기술주에 열광할 때, 부자들은 실질적인 업황의 변화와 바닥에서의 회복을 묵묵히 기다린다.



LIG넥스원의 사례는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준다.


첫째, 한국 주식도 '진짜'는 미국 주식 못지않게 오른다는 것.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의 1등주, 업황이 바뀌는 주식은 상상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둘째, 사업의 본질을 트래킹하며 견디는 힘이 수익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15,000원까지 떨어졌을 때가 누군가에게는 절망이었겠지만, 기업의 가치를 믿고 트래킹하던 이들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였다.



당신의 넥스트 'LIG넥스원'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한국 주식시장에 상당한 과열이 느껴진다. 하지만 사업을 믿고 묵묵히 분할매수하며 혹시 운좋게 떨어졌을 때 비중있게 담아둔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음 사이클 제2의 LIG넥스원처럼 바닥에서 크게 성장할 종목들이 있다. 단순히 가격의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어떤 세상을 준비하고 있는지 깊이 있게 트래킹해 보아야 할 때다. 그 인내의 끝에는 반드시 시장이 주는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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