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는다는 개소리

꿈이냐 현실이냐

by 엄지언


2019년 10월 3일 나의 일기. 나는 궁극적으로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매일 연구하고 공부하고 가르치며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매일 쓰고 공유하고 싶다. 내 기록을 정기적으로 모아 엮고, 반응이 좋으면 상업출판할 것이다. 강연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확신을 조심하고 항상 배우는 마음으로 지혜의 정수에 도달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가족과 매일 많은 시간을 함께할 것이다. 사실 이게 일 순위이다. 그냥 응당 그렇게 하기 위해 태어난 듯이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생각하며 심장이 마구 두근거리는 것 보니 아마 내 인생에 맞는 주제를 찾은 것 같다. 그게 내 진정한 길이 아닐까... 낼모레 마흔이 되는 서른아홉의 어느 날, 토끼 같은 아이 둘을 돌보며 생각한다.




나는 지금 꿈을 좇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포스팅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 그동안 나는 영향력이 있었고 봉사자로서 많은 신임을 얻기도 했다. 느리지만 매일 한 걸음씩 꾸준히 걸었다. 이렇게 꿈을 좇다 보면 돈이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육아는 진정한 나를 시작할 좋은 기회라고 믿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하듯이. 그런데 그 아래 내 남편은 허덕이고 있었다.

“자기는 꿈이 뭐야?”
“꿈이 뭐냐니??”
“좋아하는 거. 평생 놀듯이 일하고 싶은 거 말야.”
“무슨 개소리야.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거지 다른 건 없어.”


참으로 퍽퍽한 사람. 내가 잘되어서 하나의 사례로서 신뢰를 얻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열매를 맺으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 시간은 택도 없이 부족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열심히 하면 꼭 몸이 아팠다. 육아에서 이미 지쳐있어서 사실 한숨이라도 더 자는 게 맞는 상황이었다. 신경을 쓰면 꼭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 아이 둘이 되고서는 더욱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상황이었다.

나도 힘들었지만 남편은 더 흔들렸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좇다 보면... 좋아하는 걸 하다 보면 돈이 따라온다고 했다. 그런데 그건 기본적인 생활권이 보장되어 있는 상황에서의 이야기인 것 같다. 풀 뜯어먹으면서 꿈을 좇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뭔가 답을 내려야 한다. 꿈만 좇는 것은 기약이 없다. 지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실로 돌아가자니 허파에 바람이 잔뜩 들어간 상태다. 거기다 경력단절 기간이 길어 0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50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둘 다 아니면 어디로 가야 하나. 꿈같으면서도 현실과 많이 떨어져 있지 않은... 꿈과 현실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 그 갭이 너무 커서 중간을 찾기 어렵다. 그 지점은 대체 어디인가. 내 꿈이 너무 원대한 건가 내 현실이 너무 비루한 건가.


내가 지금 가야 할 지점, 현실과 꿈 그 어디 중간쯤. 그 스윗 스팟을 찾는 여정을 지금부터 해보련다.





김윤아 <꿈>


간절히

원하는 건 이뤄진다고

이룬 이들은 웃으며 말하지

마치 너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


소중하게 품에 안고 꿈을 꾸었네

작고 따뜻한 꿈

버릴 수 없는 애처로운 꿈


너의 꿈은

때로 무거운 짐이 되지

괴로워도 벗어 둘 수 없는 굴레

너의 꿈은

때로 비교할 데 없는 위안

외로워도 다시 한번 걷게 해주는


간절하게 원한다면 모두

이뤄질 거라 말하지 마

마치 나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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