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적인 육아가 자율성을 방해하는 이유

극단적 허용도 극단적 통제도 아니다

by 엄지언

애착에 집중해 키우다 아이가 자라며 어려움을 느꼈다. 훈육과 한계 설정의 시기에 태도를 전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얼마전 올린 것처럼, '총애의 부작용'이 내 케이스가 되지 말아야했다. 특히 도덕심과 예의를 배우도록 아이가 자랄수록 적절한 한계설정이 필요함을 느꼈다. 책을 읽다 부모의 양육 방식에 의한 아이의 발달 연구를 알게되었다.


부모의 양육 방식은 권위 있는 부모, 허용적인 부모, 방임적인 부모, 독재적인 부모 이렇게 네가지로 나뉜다. 특히 아이 기질이 강하다보니 허용적인 부모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중요한 이유중 하나는 극단적 허용이 오히려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이었다. 자율성은 기질을 잘 다룰 수 있는 성격 발달에 첫번째 중요한 요인이다.


허용적인 육아가 자율성을 방해한단다. 간단히만 생각했을 때는 허용적이면 더 자유롭게 탐색하고 경험하며 자율성이 쉽게 자라날 것 같다. 하지만 연구결과 한계를 설정하는 권위 있는 부모에게서 자라난 아이들의 자율성이 허용적인 부모의 아이들보다 더 높았다. 대체 왜 그럴까? 구체적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1. 한계 안에서 대안을 찾는 경험의 부족


사회는 이상적이지 않다. 수많은 제한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끔은 비합리적이기도 하다. 항상 허용적이었던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이에 대한 면역력이 약하다. 어떤 컨디션에서도 최선의 자유를 선택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가정에서 적절히 연습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은 고영성의 <부모공부>에도 나온다. 권위 있는 부모의 아이는 자율성이 더 좋다. 그 이유는 제안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권위있는 부모의 아이들이 자율성이 더 높다. 출처: <부모공부> by 고영성


권위적 부모의 아이들이 왜 자율성이 좋을까?

심리학자 스메타나의 2004년 연구에 의하면, 흥미롭게도 자기 일을 독립적으로 스스로 많이 결정하게 한 아이들이 부모가 더 많은 통제를 한 아이들보다 청소년기에 자율성이 더 적고, 학교에 더 적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후속 연구를 통해 아이의 자율성은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는 부모가 다양한 대안을 제안하고, 그 제안 안에서 자신의 목표, 가치 흥미에 따라 결정을 할 수 있을 때, 자기 결정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자율성은 아이에게 단순히 의사결정을 많이 하게 하는 허용적, 방임적 양육이 아니라 오히려 권위적 양육방식에서 꽃피게 되는 것이다.

권위적 부모들은 아이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이런 관심과 고민을 통해 아이가 현실적으로 성취할 능력의 한계를 명확히 알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달성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할 자유와 자율성을 허용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자율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2. 마음의 근육인 회복 탄력성이 자랄 기회를 막는다.


행동이 저지되고 한계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누군가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 그것은 자기 의지대로만은 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자기 뜻대로 안 되었을 때, 절망감을 추스르고 다시 평정을 유지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3. 아이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의 개입을 놓친다.


예를 들어 감각통합이 필요해 잘 놀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그냥 내버려 둘 경우 감각적 어려움으로 자율성의 획득이 지연될 수 있다. 발달 지연 등 정상적인 자율성 발달을 방해하는 모든 상황이 여기 해당될 수 있을 듯하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캐치하고 목표를 설정해 함께 노력해 나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한계 설정의 효과가 있다.


4. 자신이 원하는 뭐든 할 수 있다는 만능감이 생긴다.


허용적인 양육에서 아이는 자신이 뭐든 할 수 있다 생각하게 된다. 이는 노력같은 과정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중요성을 싣는 결과 지향적인 사고를 낳을 수 있다. <그릿>에서는 이러한 결과 지향성을 고정형 사고방식이라 말한다. 뭐든 원하는 대로 돼야 하는 아이는, 동시에 혹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봐 항상 두려운 아이가 되는 것이다. 불안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 목적은 내려놓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의 중요성과 기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사랑만큼의 한계를 설정하는 권위있는 부모의 아이는 가장 긍정적 발달을 보인다.


<부모공부>에 의하면 권위 있는 부모의 아이는 유쾌하고, 책임감이 높고, 자신을 신뢰하고, 성취지향적이고, 협력을 잘한다. 사회적 정서적 지적 영역에서 가장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로잉맘 이다랑 대표는 가장 이상적인 권위 있는 부모란, yes와 no의 균형이라 말한다. 그녀는 이 예스-노 균형이 잘 맞는지를 알려면, 중요한 순간에 훈육이 되는가 를 보라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노력하는 것이 훈육이다 라고 말한다.




수유는 어른의 스케줄대로 정해진 시간표에 맞추어해야 한다던 왓슨 식 양육법. 아기가 울 때마다 젖을 주면 안 되고, 자주 안아주면 아이를 망친다던. 미국에서 큰 환영을 받았고 이를 따라한 수많은 양육법이 탄생했다. 왓슨의 자녀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자녀들은 자살, 알콜중독, 만성병 등으로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받았다. 손녀는 할아버지의 양육법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너무 억압적으로 키워도 안된다고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의 최성애 박사는 말한다. 하지만 이후 등장한 아기가 울 때 즉시 달래주어야 한다는 허용적인 양육법도 문제를 낳았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시대적 흐름을 타 반세기 동안 영향을 끼친 스포크 박사의 양육법이다. 히피족이나 마약중독자 등 제멋대로의 자유주의자들을 양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극단적인 억압도, 극단적인 허용도 아닌 그 사이 어디쯤. 우리는 공자가 말하는 ‘중용’을 양육에서 해내야 하는 걸까. 그 사이 어디쯤인지는 아이와 엄마마다 다를 터이다.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사랑하는만큼 아이에게 꾸준히 가르치기. 특히 애착을 중시하는 엄마는 허용적인 양육의 극단에 가지 않도록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석돌 이후의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석돌 이후라도 불안도가 높으면 한계 설정이 어려울 수 있다. 불안도가 높은 아이의 경우, 사회 적응을 위해 부모가 방향을 설정하고 아이와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한계 설정과 같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권위가 유지될 듯하다.



육아서 필사 노트


이후에 양육법은 아이는 너무 억압적으로 키워도 안 되고, 너무 느슨하게 키워도 안 되며, 적절한 한계 안에서 정서적으로 안정하고 회복탄력성 있게 키우는 것이 좋다는 '감정코칭'으로 발전했습니다.



읽어보세요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by 조벽, 최성애

아이에게 올바른 사랑을 주려면 이 책을 읽어보자. 감정은 수용하고 행동은 제한한다. 나는 부자가 아니어도, 정서적으로 얼마든지 금수저를 물려줄 수 있다. 이 세상 가장 부자인 아이가 될 것이다. 마음 부자, 정서적 금수저를 가진 아이.




<부모공부> by 고영성

아이 양육의 가장 흥미로운 주제들을 사례와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재미있고 과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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