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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언 Apr 07. 2020

자연이 예민한 아이에게 주는 혜택

나와 내 아이가 경험한 자연의 기적

첫째는 두 돌부터 약 2년간 거의 매주 숲 체험 활동을 했다. 숲체험 다니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전에 기관 보내지 않고 아이 데려오는 엄마들 성향이 대부분 나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를 도와주려 노력하는 엄마들이었다. 아이들도 개성이 강했다. 그저 숲체험이 좋은 사회성 갑인 아이부터, 예민한 아이, 아토피 심한 아이, 기관 거부하는 아이 등 다양했다. 하여튼 내 마음이 편해서였을까. 우리 아이도 나처럼 반응했다. 생전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는 아이였는데, 숲 활동할 때만큼은 아이들에게 잠깐씩 다가간 것이었다.


때 찾았던 숲체험 관련 연구자료를 공유한다. 연구결과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불안과 좌절에도 효과가 좋다.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일상적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이인원 2014>


숲체험을 종종 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일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상처, 좌절, 불안,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훨씬 적었다. 그 두 그룹의 반응이 두배 이상 다를 정도로  차이가 컸다. 숲체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초기 반응도 더 낮았다.



상처에 관한 스트레스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일상적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이인원 2014

숲체험을 경험한 유아들은 상처에 관한 스트레스가 쉽게 줄어드는 반면, 일반 유치원 유아들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좌절에 관한 스트레스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일상적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이인원 2014

숲체험 경험이 있는 유아들의 좌절에 관한 스트레스가 줄은 반면, 일반 유치원 유아들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불안에 관한 스트레스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일상적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이인원 2014

숲체험 경험이 있는 유아들의 불안에 관한 스트레스가 줄은 반면, 일반 유치원 유아들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일상적 스트레스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일상적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이인원 2014

숲체험을 경험한 유아들의 일상적 스트레스가 줄은 반면, 일반 유치원 유아들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2년의 숲체험 활동 후 첫째는 많이 바뀌었다. 2년의 꾸준한 시간을 보낸 후 마지막 수업 날, 우리 첫째는 숲체험 에이스였다. 가장 열심히 선생님 지시를 수행하고 ,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끝까지 앉아 자기 작품을 만들었다. 선생님도 무한 칭찬을 해주셨다.


이후 내가 직접 숲놀이 모임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 주도적으로 놀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였다. 우리 첫째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기에, 내 아이와 비슷한 다른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주고 싶었다. 감각통합을 적용해 작게라도 극복 경험하도록 깨알 같은 아이디어를 적용했다. 시간 되면 단체놀이도 시도하고자 했다. 실험정신으로 시작해 약 일 년정도를 운영해보았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으니 엄마들의 반응도 덩달아 좋았다.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아이가 모임에 다녀가면 밤에 꿀잠을 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도 피곤해서 같이 쓰러졌단다. '처음'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아이가 처음으로 또래에게 다가간다, 처음으로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었다고, 숲놀이에 언제 또 가냐고 이야기한단다. 신기했다. 그냥 보통 공원에 가서 노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었다. 나 모임 주선만 할 뿐 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단 한 번의 경험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냥 자연에 노출되는 것뿐 아닌 수용적인 그룹을 만난 것에도 반응하는 듯했다.


자연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있었다. 우리 둘째가 그랬다.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단, 적응에 조금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런 아이들은 아이 속도에 맞추어 작은 것부터 자연에 적응해야 한다고 느꼈다. 집에 화분 하나, 목욕할 때 물놀이, 집 앞에 들꽃 한송이, 근처에 있다면 모래놀이터, 숲보다 정갈한 공원, 공원이 적응되면 숲에 가더라도 주차장이나 아스팔트 길 등 피신처가 있는 공간 먼저. 어떤 아이는 자연에 다녀가면 더욱 자극을 받아 밤에 흥분해 못 자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긍정적인 흥분으로 보였다. 도시화된 뇌에 지진이 일어나는 . 조금 더 걸리지만 결국 목적지는 비슷할 것이다.


이러한 경험으로 나는 예민한 아이들에게 자연이 도움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옛날에는 자연이 당연했기에 예민한 아이들도 쉽게 잘 자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세상은 예민한 아이가 잘 자라기 어렵다. 부모가 너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아이들에게 중요한 이웃이 멀어지고 자연이 박탈되었다. 이를 해결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숲놀이를 살리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올해도 숲놀이 모임을 운영하려고 한다. 기대된다. 올해는 또 어떤 행복한 일들이 생길지 :)


리처드 루브의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일부 내용 첨부하며 마무리한다.






자연 결핍 장애는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지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감각의 둔화, 주의집중력 결핍, 육체적 정신적 질병의 발병률 증가 등을 포함한다. 41


자연환경 속에서 사는 아이들은 자연을 접하기 힘든 곳에 사는 아이들보다 행동장애, 불안, 우울증의 정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연환경이 풍부한 지역의 아이들은 자존감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3



스트레스와 자연


피터 칸이 쓴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서, 백여 개에 달하는 논문을 통해 자연에서 얻는 가장 큰 혜택은 ‘스트레스 완화'라는 점을 밝혔다. 62


큰 스트레스를 겪은 아동일수록 자연에서 얻는 위안의 효과가 크다. 62



원예/동물 치료법


땅을 일구면 정신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벤자민 러시 박사) 58


오늘날에는 동물매개치료법도 원예 치료의 일환으로 인정돼, 특히 노인과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혈압 환자들이 수족관 안에 있는 물고기를 쳐다보기만 했는데, 혈압이 상당히 저하되었다는 결과는 이런 치료효과를 뒷받침해 준다. 58


식물을 감상하고 가꾸거나 자연과의 접촉을 늘리면 상처가 빨리 회복된다는 연구보고가 많이 있다. 59



자연탐구지능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 포함된 자연탐구지능. 자연탐구지능의 핵심은 동식물과 구름과 바위 등 자연 요소를 식별하는 능력이다. 자연탐구지능이 높은 아이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86-87




자연에서 노는 아이들


자연에서 노는 것과 아스팔트 위에서 노는 것을 비교한 결과, 아스팔트 위에서 노는 아이들은 방해를 많이 받기 때문에 놀이가 계속 이어지지 않고 짧은 단위로 나누어진다. 반면 자연에서 노는 아이들은 모험극을 만들어 며칠 동안 이어나간다. (스웨덴 연구결과) 101


아이들은 자연공간에서 더 창의적인 놀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교에 자연 요소가 많을수록 아이들은 상상력을 더 많이 발휘하고, 남아와 여아가 평등하게 놀 수 있는 가상극 놀이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1


자연 활동과 ADHD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연과 가까이 있으면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119


과잉행동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등산을 하거나 자연에서 놀 때는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하루 한 시간 늘 때마다 일곱 살 이전에 주의력이 부족해 지거나 기타 주의력결핍장애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10퍼센트 증가한다. 116


자연에 위치한 탁아소 아이들은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밖에서 놀았는데, 도심 탁아소의 아이들보다 운동 협응 능력이 뛰어났고 집중력도 높게 나타났다. 120


만 7세에서 12세까지의 ADHD 아동  연구결과, 매일 자연을 접하게 한 그룹의 주의집중력이 높아졌다. 120


시카고 중산층 지역의 ADHD 아이들 연구 결과, 아이들이 자연에서 시간을 보낸 후 주의력결핍증상이 완화되었다. 121


포장도로나 실내에서 놀고 난 후의 변화와 자연에서 활동한 뒤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주의력 결핍 아동은 자연에 있을 때 집중력이 크게 향상되고, 실내에 있을 때와 녹색 요소가 없는 야외 공간에 있을 때 증상이 훨씬 더 악화된다. 120


[구글링]


직접 구글을 검색해보았다. 자연환경에 정기적 노출되었던 주의력결핍장애 아이들이 지속적 증상 완화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다. <Could exposure to everyday green spaces help treat adhd?  Taylor&Kuo 2011>



주의력 회복


아웃도어 바운드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은 길게는 2주 동안 대자연에서 지낸다. 피험자들은 이 기간 동안 혹은 그 이후에 평온함을 느끼고 사고력이 더 명료해짐을 느낀다고 보고했다. 117


배낭여행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여행 후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대자연으로 갔던 그룹은 문서 교정 능력이 향상되었지만, 도시지역으로 여행했거나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은 그룹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118


인간의 뇌는 적응력이 뛰어나서 아이들 중 70~80퍼센트는 적응을 잘한다. 하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이 아이들은 자연에서 안정을 찾는다.(마이클 구리언) 117







자연을 좀 더 가까이하자. 엄마의 노력을 줄이고 자연에게 내 아이를 맡기자. 자연의 힘이 아이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참고 문헌


<숲체험 활동이 유아의 일상적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이인원 2014>

<Could exposure to everyday green spaces help treat adhd?  Taylor&Kuo 2011>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리처드 루브. 즐거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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