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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결산 - 슬픔과 기쁨, 감정의 극단에서

by 엄건용 변호사



2024. 12. 31. 올해를 생각한다.



올해 1월 1일에는 새벽부터 바닷가에 가서 일출을 보았다. 아버지를 모시고 조카들과 함께 간월도에서 빨간 해를 보면서 입김을 불었다. 암종이 췌장으로 전이되었다는 소식을 들은지 얼마 안된터라, 일출을 보며 항암치료를 이겨내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비통하게도 2024. 5. 어버이날 직후 홍성의료원으로 응급 입원하시어, 2024. 6. 3. 소천하셨다. 장례를 마치고 본가 인근의 가족묘지에 매장으로 모셨다. 아버지의 평생 지기들이 매장을 도우셨고, 나의 동료들이 발인을 지켰다. 1년차 변호사때부터 아버지의 의사 진료에 매번 따라 들어가고, 완치할 방법이 있는지 백방으로 찾았으나 결국 돌아가셨다. 그나마 살아계실 때 오사카와 교토를 모시고 다녀온 것이 위안이 된다. 추억이다.



2024. 7.경 서울에서 혼자 개업했다. 서울에 몇달 있으면서 채비를 하여 수원이나 성남에 사무실을 차리려 하였다. 그러나 집안일로 인하여 단독개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었다. 또한 생각보다 동료 변호사 없이 혼자 일하는 사무실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마침 가까운 동료들이 있는 법무법인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합류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고심 끝에 법무법인 청목에 합류하였다. 이 결정에는 서울에서 개업해서 일해보라는 아내의 권유가 꽤 큰 동기가 되었다.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편하고 즐겁게 일한다. 사무실이 또 하나의 집처럼 느껴진다.



2024. 9.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였다. 나는 1년차 변호사때부터 연구를 쉬지 않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도산법 연수원, 회계 연수원, 노동 연수원을 수강하였고, 생산성본부에서 개최하는 관리인 양성과정에도 참여하였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소논문을 작성하여 투고하였고, 홀로 교과서를 강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혼자서 하는 공부는 한계가 있다. 고민 끝에 대학원에 입학하였다. 주경야독이 쉬운 일은 아니나 내년에도 일단 지속해볼 요량이다. 시간이 너무 부족하면 휴학하고 다시 하면 된다.


2024. 11. 집안에 경사가 있었다. 연말에는 본가와 처가 식구들을 모시고 저녁 자리를 마련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한 어려울 때 힘이 되주었던 동료들과 좋은 와인을 마셨다. 직업적으로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의뢰인들께서 찾아주셔서 여러 일을 맡게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2024년, 나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어른이자 멘토이던 아버지를 잃는 슬픔 속에 있었다. 한편으로는 아내와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하면서, 변호사로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도 느꼈다. 감정의 극단을 오가는 한 해였다.



다가오는 2025년을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2024년이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위를 표류하는 때였다면, 2025년은 조용한 섬에서 가족과 함께 햇볕을 즐길 수 있는 해였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우리 가족의 평안을 최우선으로 기도한다. 차순위의 목표라면 개인회생·개인파산 사건 처리를 조금 더 늘리고 사무실 규모를 약간 더 확장하는 것이다.


12·3 계엄사태가 있어 정치적 혼란이 있더니, 최근 무안공항에서 참사가 있었다.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일이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남겨진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한다.





2024. 12. 31. 이른 아침 사무실에 나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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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앞으로는 최선의 수(手)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청목 엄건용 변호사실
대표전화 : 070-4322-4915
주소 :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160, 12층(서초동, 법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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