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증액 심판, 비양육자 입장에서, 65% 이상 승소한 사례
재혼 가정의 생계를 위협하는 양육비 증액 청구, 어떻게 대응했을까
사실관계는 각색된 것입니다.
종종 테니스를 같이 치던 지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다급히 전화를 걸어왔다.
이혼한 전 배우자와 사이에 자녀 A가 1명 있었는데, 전 배우자가 그 자녀의 양육비의 증액을 요구하는 심판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이 지인에게는 새로 재혼한 배우자가 계셨고, 그 배우자와 사이에 출산한 자녀가 2명 더 있었으므로, 갑작스런 양육비 증액 청구에 적잖이 당황하였다.
이 분은 10년 전 협의이혼을 하면서 양육비를 월 60만원으로 합의했고,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양육비를 지급해왔었다.
그런데 전 배우자는 물가상승을 비롯해 여러 사정의 변경이 있었다면서, 서울가정법원의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라, (1) 2025. 1. 1.부터 2027. 12. 31.까지는 월 160만원, (2) 2028. 1. 1.부터 2031. 12. 31.까지는 월 190만원, (3) 그 다음날부터 자녀가 성년에 이르는 날까지는 월 210만원씩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청구를 했다.
실무상 서울가정법원의 양육비산정기준표는 매우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선 재판부 입장에서는 이 양육비산정기준표를 기준으로 삼아 양육비의 증액 필요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 기준표에 따라 양육비가 증액되면, 의뢰인(남편)의 현재 가정의 경제 상황에 막중한 타격을 주게 될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승부는, <재판부께서 서울가정법원 양육비산정기준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게 만들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었다.
협의이혼 양육비, 기존 자녀의 복리만을 고려하면 증액을 피할 수 없다.
의뢰인은 자녀 A를 위한 양육비로 월 60만원을 지급해왔는데, 이 사건의 쟁점이 그 60만원이 적절한 수준인가 여부로 흘러가면 우리에게 불리하다.
10년 전 대비 물가상승이 상당 부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가정법원이 재판 또는 당사자의 협의로 정해진 양육비 부담 내용이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게 되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있고, 종전 양육비 부담이 ‘부당’한지 여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가 상승과 자녀 A의 복리를 고려해보면, 양육비를 월 60만원에서 증액해야 한다는 결론이 쉽게 도출된다.
필자는 위와 같은 어려운 점을 인식하고 사건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운이 좋게도 상당 부분 먹혀들어가서 대폭 승소할 수 있었다.
다른 자녀들에 대한 양육 의무도 고려되어야 - 양육비 감액 사유가 될 수 있음
기존 양육비를 증액하게 되면, 자녀 A의 양육환경은 좋아지게 된다. 그래서 전 배우자 측에서는 "자녀의 복리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계속 펼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자녀"를 '기존의 자녀'로 한정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 의뢰인이 새로이 양육하게 된 2명의 자녀의 복리도, 기존의 자녀의 복리만큼이나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의뢰인이 새로 꾸린 가족은 의뢰인이 경기도의 어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하고 있었는데, 소득이 고정되어 있었다. 만일 양육비가 증액된다면 다른 자녀 2명의 양육비가 줄어들게 된다.
의뢰인이 부담하는 양육 의무가 자녀 A에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자녀 2명에게도 똑같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보여드려서, 재판부의 관점이 기존 자녀에게만 좁혀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양육자가 재산이 없다고 주장할 때,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청구인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개인파산 및 면책 결정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돈이 하나도 없어서 자녀 A를 양육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뢰인이 알기로는, 전 배우자의 부친께서 서울에 빌라 건물을 1동 소유하고 있으며, 아파트도 소유하고 있는 등, 재산이 많아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 배우자는 "쌍방의 재산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우리 의뢰인이 재산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의뢰인에게는 정말로 아무런 재산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심문기일 당일 출석하여, 전 배우자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하는 대신, 판사님께 "청구인의 부친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조사하게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기습적인 공격이었다.
청구인 측에서는 적잖이 당황하였다.
그러나 재판부 입장에서는 전 배우자의 요구를 하나 들어주었으므로, 우리의 요구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청구인의 부친이 소유한 부동산 현황을 조회할 수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고가의 상가건물 1동과 아파트 2채가 발견되었다.
이를 활용하여 전 배우자 측의 기초생활수급자 및 파산에 관한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
판사님께 <전 배우자는 아무런 재산이 없어 양육이 어렵다고 주장하나, 전 배우자의 부친에게는 고가의 상가 건물 1동이 존재하고, 탁상 감정 결과 약 2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전 배우자는 부친과 통장을 공유하는 등 경제적 생활을 공유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배우자는 부친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자녀 A를 양육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
부수 전략 - 현 배우자의 자필 탄원서 제출
양육비가 증액되는 경우, 예상하지 못하게 경제적, 정신적 타격을 입는 사람은 의뢰인의 현 배우자이다.
현 배우자께서는 재혼 당시부터 월 60만원의 양육비 지출을 알고 있었지만, 이는 친부로서 당연한 도리이므로 달리 불만을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단 1회도 양육비 지급만큼은 밀리지 않게 관리했다고 한다.
현 배우자께 재판부에게 제출할 탄원서를 직접 작성하게 하였고, 관련 내용에 대하여는 일부러 코칭을 하지 않았다(의뢰인에게도 탄원서 작성을 부탁드렸는데, 그 탄원서의 내용은 내가 코칭하였다). 왜냐하면, 현 배우자의 실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녹여내는 것이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탄원서를 쓸 때 몇 줄 대충 써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재판부에게 편지를 쓴다는 마음으로, A4 용지 1장을 빽빽하게 채울 정도가 되어야 한다.
또한 탄원서는 컴퓨터로 출력하는 것보다 자필로 직접 쓰는게 좋다. 옛부터 손글씨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판사도 사람이고, 판결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판사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정성이 담긴 탄원서가 효과적일 때가 있다.
서울가정법원 양육비산정기준표 대비 약 65% 이상 방어 성공
통상 서울가정법원 양육비산정기준표를 벗어나서 양육비가 인정되어도 20% 내외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기준표 대비 65% 이상 승소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사건보다 획기적으로 승소했다고 볼 수 있다.
양육비는 매월 지급하는 것인데, 이를 일시금으로 환산해보면, 청구인이 요구한 양육비는 약 1억 7,000만원 정도 되었다.
그러나 그 중 6,000만원 정도만 인용되었던바, 결과적으로 총 1억 1,000만원을 방어했다[약 65% 승소].
양육비 사건 특성상 신원이 특정될 위험이 있으므로, 심판 주문을 제외하고 결정문 표지만 업로드한다.
양육비 변경 심판 사건
-재판은 생물이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예상하지 못한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이 사건을 처음 맡았을 때에는 전 배우자의 부친의 상가 건물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몰랐고, 다른 부수적인 전략이 잘 통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은 생물이다. 언제 어떻게 변하고 발전할지 모른다. 다소 불리한 점이 있다고 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보면 유리한 증거가 발견되기 마련이며, 이를 잘 활용하면 기대하지도 않은 좋은 성과를 이룰 수도 있다.
이 사건을 처음 시작할 때, 의뢰인에게 양육비를 월 100만원 정도 선에서 방어해도 성공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방어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양육비 사건, 이혼 사건 등 가정법원 사건도 일반 재판과 그리 다르지 않으므로, 결국 재판에 얼마나 성심껏 임하는지가 중요하다.
양육비 산정에 관한 기초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https://blog.naver.com/chapter_11/223699287875
엄건용 변호사(법무법인 청목)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목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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