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로펌은 어떤 회사인가

교대역 스시야스다 회식 후기

by 엄건용 변호사

"회사"는 상법상의 용어인데,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이다. 법무법인은 변호사법에 따른 "법인"이므로, "회사"와는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 그러나 오늘날 법무법인은 변호사들이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 설립되고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른바 "로펌"이라 불리는 법무법인도 "회사"라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법무법인은 "변호사 - 직원(스탭)"의 이중적인 구조를 가진다. 법무법인은 변호사법에 따른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운영되는 조직이므로 변호사가 주인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해서 매출을 만들고, 로펌은 그 매출에 터잡아 살아있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변호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직원(스탭)의 존재이다. 직원은 크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법률사무원이다. 소송 사건의 서류 접수, 민사집행 영역을 담당하여, 변호사의 사건 처리를 보조한다. 두번째는 회계, 총무 등 법인의 살림을 도맡는 일반 직원이다. 법무법인은 대개 구성원의 규모가 그리 많지 않아서 일반 회사보다는 회계가 간단한 편에 속하지만,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 인지, 송달료 및 보관금 등 독특한 이슈들이 있어서 정확한 처리가 요구된다. 세번째는 사무장이다. 사무장은 변호사들이 직접 챙기기 어려운 직원들의 인사 이슈(휴가 처리 등)를 챙기고, 민사집행이나 경매 등 신청 사건을 도맡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의 실력은 의뢰인들께도 중요하지만, 변호사들에게도 중요하다. 우리 사무실에는 각 직원들의 위치에 계신 모든 직원분들께서 성심껏 일을 해주셔서, 변호사들과 의뢰인들이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다.


로펌에 따라 외부에서 사건을 수임해오는 이른바 '외근사무장'을 두는 경우도 있다. 변호사법 위반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늘 있지만, 김앤장을 비롯해 유수의 대형로펌들도 '전문위원'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판이라 크게 문제 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법무법인 청목의 사세가 확장되고 있다. 이번에 검찰 출신 김정호 변호사님을 새로이 구성원으로 모셨고, 내년에는 부장판사에서 사임하시는 변호사님 한 분을 모시게 된다. 어느덧 청목의 구성원 변호사가 12명에 이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대형로펌에 재직 중인 절친한 변호사님 한 분과, 특검 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어느 변호사님 한 분도 모시고 싶은 욕심도 있다.


법무법인이 성장할 때에는 기존 구성원들의 화학적 결합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송무 비서 한 분, 회생파산 전담 비서 한 분을 모시고 일을 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간소하게 팀 회식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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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역 스시야스다, 의외로 오늘의 베스트 스시는 참치.


교대역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스시오마카세는 '스시야스다'이다. 유명한 미식 유튜버 '더들리'님이 소개하기도 했는데, 스시오마카세 중에서는 양이 많기로 유명하다. 오마카세라고 해서 스시를 먹으러 갔는데 배가 하나도 안 부르고 나오면 기분이 곤란해지는데, 이 곳은 배가 부를만큼 스시를 많이 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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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갱이는 쫄깃했고, 우니가 달아서 좋았다. 참치 저민 것은 쏘쏘. 씹는 맛이 부족하다.



우연히 들었는데, 스시야스다가 2026. 3.까지만 영업을 하고, 오사카로 이전한다고 한다. 더 늦기전에 일본 본토에서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하시는데, 멋진 일이다. 셰프는 아들이 2명 있다고 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사람이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일이다. 언젠가 오사카에 가면 들러보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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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식감에서 뼈가 걸리는 기분이 들었다. 디저트로 유자에 크림을 많이 넣은 소르베가 나왔는데, 평범했다. 아카부 준마이가 있어서 잔 사케로 시켜 마셨다.



우리 두 직원분께서는 식사에 매우 만족하신 것 같다. 필자도 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이런 종류의 회식 자리를 가지면 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스테이크 집에 모실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식사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워서, 내년 1월에는 우리 사무실의 사무장님과 류변호사님을 함께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려 한다.




최근에, 어느 변호사님께서 내게, "앞으로 다른 사업을 해볼 생각은 없냐. 혹은 광고를 많이 해서 사무실 규모를 더 키워볼 생각이 없냐"고 물으신 적이 있다. 그런데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즉답이 튀어나왔다. 그럴 생각은 없다고.


큰 사업을 하려면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하고, 기존에 계신 구성원을 챙기는 일을 '즐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경쇠약에 걸리기 딱 좋다. 필자는 몇 명 정도의 팀원을 챙기는 것이야 즐겁게 할 수 있지만, 10명을 넘어가면 글쎄, 꽤나 피곤하다. 그러므로 사건 규모나 사무실 규모는 지금 정도가(혹은 지금보다 약간 큰 정도가) 적절하다.


새로운 사업을 벌이거나 사무실 규모를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보다는, 지금 우리 법인을 어떻게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한다. 오래 머무르는 변호사나 직원들이 편안해야 할 것이고, 사건 해결을 위해 찾아오시는 의뢰인들에게는 든든해야 할 것이다.





월,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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