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2-18.12.29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 엄마 칼럼니스트
나에게는 꿈이 있다. 비록 내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꿈이 나의 가족들과 회사만큼이나 소중하고 특별하다. 그런 나의 꿈이 무엇인가 하면 바로 이렇게 글을 써서 책을 내고, 그것과 관련하여 사람들에게 강의도 하는 것이다.
나는 나의 꿈을 지금으로부터 4년 전 회사 내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면서 가지게 되었다. 그 업무는 한 달에 한 번 부서 전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감한마당’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었다.
나는 솔직히 처음 그 업무를 맡았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다. 내가 대체 두세 시간 동안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진행을 해야 200명 정도나 되는 많은 직원들이 함께 대화를 하며 공감을 할 수 있다는 말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회사가 아닌 집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고민을 했고, 이것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내가 해본 적도 회사 내에서 다른 직원들이 하는 것을 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평소 관심에도 없었던 TV 오락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행사 진행 동영상 등을 찾아서 보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감한마당‘을 해야 하는 며칠을 앞두고 그날도 나는 회사를 출근하면서도 오로지 ’ 공감한마당‘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그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우연히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팝송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What have I got to do to make you love me
What have I got to do to make you care
What do I do when lightning strikes me
and I wake to find that you're not there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Elton John 중]
나는 나도 모르게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너무 좋다는 것과 내가 내 귀에 이렇게 음악이 제대로 들리고 내 마음도 그것을 오롯이 느낀 적이 얼마 만이었던가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러면서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만약 공감한마당을 진행할 때 PT로 만들어서 발표를 하게 되면 분명 예전에 하던 방식과 크게 다를 것도 없을 것이었고, 또한 그런 방식은 다소 일방적인 소통이라 듣는 이에게 감동과 여운을 주기도 힘들 것이었다. 즉 내가 조금 전에 음악을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가지거나 그래서 마치 음악과 내가 하나가 되는 듯한 그런 기분을 경험을 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공감한마당’을 이렇게 하기로 했다. 내가 진행자로서 직원들에게 어떤 일방적인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이 함께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거나 혹은 경험을 하게 한 후 그것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매달 ‘공감한마당’을 평소 직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할 만한 즉 가족, 여행, 꿈, 소풍 등을 하나의 주제로 정해놓고 매번 주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가족을 주제로 한 ‘공감한마당’ 시간에는 가족의 사랑과 관련된 감동적인 영상을 보여주고 자신들의 가족들에게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내게 한다거나, 소풍을 주제로 한 ‘공감한마당’ 시간에는 직원들이 회사 내 잔디밭에 모여 함께 도시락을 먹고, 어릴 적 하던 게임을 한다거나 하였다.
처음에는 분명 어색하고, 낯설었다. ‘공감한마당’이라는 프로그램이 담당자인 나에게도 그리고 함께 하는 직원들에게도 말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그렇고 다른 직원들도 ‘공감한마당’이라는 프로그램에 애정을 가지고, 그 시간을 기다리고,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사람들의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인 강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강사가 하는 일을 한 번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 ‘공감한마당’ 시간에 직원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알려줄 만한 것들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강사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수업 과정들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여기저기에서 자료를 찾아서 만들고 몇 번만 연습하면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내가 예전에 대학을 다닐 때나 백화점에서 세일즈를 할 때나 혹은 회사 입사 오리엔테이션 때나 그때와 강의하는 사람만 달랐지 그때와 강의하던 내용, 방식이 거의 똑같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강사라고 해도 그렇게 틀에 박히고, 마치 매뉴얼이 짜인 듯한 강의를 하는 것은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그건 나의 것이 아니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예상되고 그래서 내가 하나 남이 하나 특별히 달라질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그런 식의 강의는 내가 진정 원하고,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나만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전해주며 웃음과 감동을 주고 싶었다. 여기에서 나의 이야기는 내 본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 혹은 내가 무언가에 대해 가지는 나의 생각이나 느낌일 수도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나는 글을 써야 했다. 즉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는 평소 나 자신에 대한 것들이나 내가 관심 있는 것들, 그리고 남들도 한 번쯤 생각하고 공감할 만한 것들을 글로 기록해서 남겨두고, 기회가 된다면 책도 내야 했다. 그래서 나는 강사라는 꿈에 이어 작가라는 꿈도 꾸게 되었다. 즉 나는 나만의 색깔을 가진 강사가 되고 싶어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작가도 되고 싶었다.
이처럼 나는 우연한 기회에 회사에서 새롭게 맡은 업무로 인해 어렸을 적에 가졌던 황당무계한 꿈 말고, 원하는 대학과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현실적인 목표 말고, 난생처음으로 제대로 된 꿈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새벽 2시가 넘어 아이들이 다 잠든 이 시간에도 혼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이렇게 한밤중에 한 번 앉아서 글을 쓰면 밤을 아예 새워버릴 때도 많고, 그러면 나는 다음 날 하루 종일 피곤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의 꿈을 위해 글을 놓지 않고 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에게 꿈은 이런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비춰주고 있는 내 앞에 스탠드 불빛처럼 꿈도 나에게 있어서 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답답하고 힘들고 지칠 때 그래서 삶의 목표와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금 나를 잡아주고, 가던 길을 가도록 해주는 것과 같다.
또한 꿈은 또 다른 나이자, 가장 나다운 것이고, 내가 가장 원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원해서 회사도 들어가게 되고, 결혼도 하게 되고, 아이도 낳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다 좋고 불만도 거의 없었다. 회사일도, 집안일도, 육아도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원해서 가지게 된 그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의무적으로 계속해야 하니 하기 싫고 귀찮을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일들은 내가 해도 나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회사일 = 나, 가사 = 나, 육아 = 나 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꿈은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기에 계속 원하고 바라고 좋은 것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꿈은 이 중에서 가장 꿈 = 나 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꿈은 나고, 나다운 것이기에 내가 꿈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할 때 나는 나 자신이 가장 살아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 외에도 꿈은 나를 잃지 않게 해 주고, 내 삶을 지탱시켜 주었다. 사실 나는 꿈이 있기 전까지는 열심히 살아도 허무할 때가 많았고, 나와 내 삶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그런데 꿈이 생긴 이후부터는 꿈이 나와 내 삶을 많은 것들로부터 지켜주게 되었고, 하루 종일 회사일과 집안일, 아이들에게 시달려도 자기 전에 10분 정도만 앉아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나를 회복하고, 느끼고, 행복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꿈이 참 좋다. 내가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전부가 되어주고, 가장 나답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나를 모든 것으로부터 잃어버리지 않고 지킬 수 있게 해 주고, 행여 그랬다고 하더라도 나를 금방 회복시켜 주는 그런 꿈이 있어서 난 행복하다.
그러므로 나는 앞으로도 틈틈이 글을 쓰면서 지낼 생각이다. 내가 비록 책을 내지 못하고, 강사가 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나에게는 이미 꿈이 꿈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소중하기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꿈을 꿀 것이고, 또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할 것이다.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