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친구 최미연
왕방울 별이 쏟아지고
미연이 네가 좋아하는 야생화가 지천에 피었다고
지네 집에 꼭 오라고 해놓고는
한 번도 못 갔는데
부산 홍법사로 오라 해서 갔더니
큰 배가 한 척 있고 용이 운전해가는지 용 그림에 배 안에는 선녀들이 많이 타고 있다
불교의식에 목욕도 하고 옷도 갈아입는다고 스님이 의식을 다했건만
내 친구 정미는 보이지 않고
영정 사진 속에서 웃고만 있다
49재는 이승과 영영 이별하는 날이라고
... ...
정미 엄마도 왔다
약간은 온전치 못하다고 들었는데
딸을 보내는 이 날은 온전하셔서 나랑 안고 울었다
오늘 울면 죽은 자도 저승을 가기 싫어해서 자꾸 돌아보고 좋은 곳으로 빨리 못 간다고
오늘만 울지 말라고 당부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하더니
천국과 극락은 역시 이곳이다
죽은 사자보다 산 개가 낫다고
친구를 보내고 바다를 본다
정미와 나는 부산 사람이니 배는 바다로 갈 테지
나를 찾아준 나의 가장 오랜 친구가
비록 용이 운전하는 배를 타고 떠났지만
풍랑을 만나지 않고 길을 잃더라도 등대를 따라 잘 가기를 바라며
나를 찾아줘서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