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아메리칸 뷰티

2000년 제72회 오스카상

by 알토

이 영화 좀 묘하긴 하다.

예전에 이 영화를 보다가 끝까지 안 보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모든 주인공들의 생각과 삶이 비틀리고 허망한 게 마음에 와닿지가 않아서였는데 다시 보니 알 것 같다. 그런 마음들.

영화 속의 가정은 하나같이 정상적이지 않다. 가정 본연의 의미를 상실한 지 이미 오래.

무기력, 좌절감, 낮은 자존감, 불륜, 마약, 동성애, 욕정, 혐오, 가출, 보수적인 파시즘, 분노...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일상 뒤에 숨어있는 일그러진 모습들을 영화는 독특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나열해 나간다.

무기력한 일상에 빠져 살던 아빠는 딸의 친구에게 욕정을 품고,

일상이 불만인 엄마는 불륜에 빠지고,

그런 부모가 지긋지긋한 딸은 아빠를 죽이고 싶어 하고,

옆집에는 그런 딸을 몰래 촬영하는 남자가 살고,

그 남자의 아빠는 해병대 대령 출신의 극보수 파시스트,

딸의 친구는 재미 삼아 친구의 아빠를 유혹한다...

마지막 반전은 충격.

자신과 가족들의 모든 일탈을 넘어선 주인공이 가족사진을 보며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며 웃음 지을 때, 조용히 뒤에서 다가오는 총구.

그리고 하얀 식탁 위로 흥건히 흐르는 피.

누굴까... 그를 쏜 사람은?

72회 오스카는 미국 중산층의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었던 걸까?

가정의 문제점을 독특한 시각으로 제시하며 그래도 가정은 지켜내야 할 이 시대의 마지막 보루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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