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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크래쉬
2006년 제78회 오스카상
by
알토
Aug 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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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참 좋은 영화다.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엉클어진 교통사고의 현장에서 흑인경찰이 맞닥뜨린 건 가출한 동생의 시체.
놀라움과 슬픔에 젖은 표정 뒤로 영화의 시점은 36시간 전으로 돌아간다.
뉴욕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는 LA 답게 백인, 흑인, 아시안, 멕시칸, 이란인, 이라크인... 등
영화의 초반부터 다수의 인물들과 다양한 사건들이 연결되어 복잡하게 얽혀 돌아간다. 혼란스럽기까지... 하지만 가늠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모든 사건의 방향은 사회문제와 인종문제를 향하고 있다는 것.
도입부터 흥미롭다.
백인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어머니와 동생을 저버리고 집을 나와 홀로 사는 흑인경찰.
자신의 가게를 지키기 위해 서툴지만 총을 살 수밖에 없는 이란인.
흑인을 멸시하는 백인경찰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아내를 보고도 덤비지 못하는 흑인 영화감독... 등
백인의 주류에 섞이기 힘든 이민자들의 삶이 교묘하게 얽혀있다.
그중에는 극성스럽고 대차게 묘사된 한국 아줌마도 있어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그 많은 인물 중 내 눈길을
잡은 것은, 열쇠공인 멕시칸 아빠가 총소리를 무서워하는 어린 딸에게 투명망토를 입혀주는 장면.
총의 위협이 일상인 상황을 두려워하는 어린 딸에게 향한 아빠의 하얀 거짓말이 아름다웠던 장면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없는 아빠의 표정과 감정이 너무 진지하고 디테일해서 울컥했고
내가 그 아이였더라도 믿었을 것 같다. 투명망토의 위력을...
긴장, 우울, 원망, 복수...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그 뒤에 오는 반전, 화해, 용서다.
영화의 엔딩은 또 다른 교통사고...
언제나 상황은 같다.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이 있을 뿐.
처음부터 악인이었던 사람은 없다.
상황이 악인을 만들 뿐.
78회 오스카가 추구했던 방향은 그런 것 같다.
참아왔던 분노를 이겨낸 용서와 화해, 서로에 대한 공감과 믿음...
이보다 더 좋은 말들이 있을까.
이런 말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좋은 영화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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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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