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밀리언 달러 베이비

2005년 제77회 오스카상

by 알토


복싱이라는 게 이렇게나 사람 마음을 울릴 줄이야...

복싱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나 미국에서나 배고픈 운동인 거 맞는구나.

별로 안 좋아했던 크린트이스트우드 때문에 예전에는 너무 대충 봤나?

남자의 고독한 괴팍함이 가슴에 남는다. 더구나 사라지다니.

가족과도 딸과도 소원해진 노년의 고독한 삶을 허름한 권투도장에서 보내는 프랭키(크린트이스트우드).

한 번도 받아주지 않는 편지를 딸에게 쓰지만 되돌아온 편지는 쓸쓸히 그의 서랍 속에 쌓여간다.

선수생활 중에 한쪽 눈을 잃은 스크랩(노먼 프리먼)은 권투도장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어느 날 자기를 선수로 키워달라며 찾아온 매기(힐러리 스웽크)는 손님이 남긴 접시 위의 고기로 끼니를 달랠 만큼 절박한 여자.

아무 희망 없이 시작된 세 사람의 무덤덤한 동행이 모건 프리먼의 내레이션으로 줄거리를 이어가는데...



오로지 복싱만이 희망인 매기를 돕기로 한 프랭키와 스크랩의 강훈련으로 드디어 매기는 백전백승 KO승을 자랑하는 최고의 복서가 된다.

'모큐슈라"라는 애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매기.

그러나 그들의 행운도 잠시. 상대 선수의 반칙으로 한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큰 부상을 당하게 된다. 평생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전신마비. 얼굴만 살아있다. 급기야는 다리도 썩어 자르게 되고.

그런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주던 프랭키에게 어느 날 매기가 말한다.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죽여달라고.

고개를 젓는 프랭키.

그날부터 매기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자기 혀를 물어 자살을 시도하며 점점 허물어진다. 복서로 성공할 때만큼이나 너무나 강한 의지로 프랭키에게 신호를 보내는 매기. 가고 싶어요...

보내주세요....

어느 날 프랭키는 '모큐슈라'가 무슨 말인지 궁금해하던 매기에게 그 말은 '나의 딸' '소중한 딸'이라고 말해준다.

이제 산소호흡기를 떼어주겠다는 프랭키의 말에 눈물이 흐르며 희미하게 웃는 매기.



이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았을 때 굉장한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프랭키가 병원 몰래 매기의 산소호흡기를 떼주고 고통 없는 마지막을 위해 주사를 주었던 장면 때문에...

후 프랭키는 어두운 병원문을 나선 후 어디론지 모를 곳으로 사라져 버린다.

프랭키 대신 프랭키의 딸에게 편지를 쓰는 스크랩의 쓸쓸한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끝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질 때도 있는 거야...



크린트이스트우드가 감독을 했고 힐러리 스웽크는 이 영화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속 시원한 KO펀치가 이어질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

눈 깜빡할 만큼의 짧은 순간에 반전된 운명이 마음을 울린다.

인생은 그런 거지.

질 때도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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