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도 없고 날씨는 좋고 아까운 봄이다.
2020년 3월 토요일
반년 만에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온 자전거. 사회적 거기 두기 최적화는 물론 환경에 무해한 교통수단!이라 자기 합리화하다가 무인승용차가 보편화될 때 면허 따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호기롭게 타러 나왔다가 허벅지 불나서 별다방에 미끄러졌다. 아기들이 조심스럽게 옆에다 주차하고 방방 뛰어다닌다. 마스크 쓰고. 귀엽고 짠하다.
오늘자 사망자가 천명에 달하는 스페인은 병원에서 물량 인력 부족 감당 못해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라 선별 입원 치료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론도 분분하다. 얘기인 즉 감염된 노인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데 과연 선왕이 바이러스에 걸려도 젊은 사람 먼저 치료하겠냐며. 맘이 아프다.
스페인은 내겐 제2의 고향. 22살 처음 세비야에 도착했을 때 내 볼 살짝 꼬집으며 손녀처럼 인사해준 것도 모자라 나를 숙소까지 데려다준 노부부가 생각난다. 비전공자가 어쩌다 통번역 하게 됐냐는 질문을 항상 받는데 어쩌면 나를 이 길로 데려온 건 그 따뜻함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