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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리 Aug 14. 2021

강원도는 나의 힘 <2> 시골의 여름

뜨거운 여름은 지나가고 기록은 남는다.


# 바다다


운동하러 나왔다 시간이 조금 남아 산책을 한다. 나는 아침 바다를 가장 좋아한다. 계절은 상관없다. 어제는 태풍이 지나갔고 오늘 파도가 잔잔하니 윤슬에 눈이 부신다.

돌이켜 보니 참 좋은 곳에서 나고 자랐다.



아침 바다 산책



파도가 남긴 흔적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눈빛이네요... 어쩌죠 풀어줄 수 도 없고




# 6am 밭에서


시골 밭은 무한하다. 땅이 비옥해서일까 여름바다 주렁주렁 탐스러운 열매가 열리고 봄에는 꽃이 만개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계셨을 때 농사에 대해 조금 배워둘 걸 이제야 후회를 한다. 그땐 몰랐던 것들. 그걸 알기까지 10년이 흘러야 하니 인생 값이다.


밭에서 발견하는 개구리, 지렁이, 거미는 볼 때마다 놀랍다. 사실 불청객은 나일 텐데.



선명한 가지 꽃



남원 대장간에서 사 온 호미를 써보아요.



가지가 주렁주렁 탐스러워요.



여치인가요 방아깨비같아요



호박 줄기가 높은 음자리 같아요.



밭 꽃 모음집. jpg




# 시골 밥상


매일 엄마 밥을 먹을 땐 몰랐다. 이게 얼마나 맛있고 값진 식사인지를.

그러다 서울로 대학을 왔고 선배들이 극찬한 고등어조림 집에 가서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다. 엥? 엄마가 한 맛이랑 똑같은데 혹은 엄마가 더 맛있게 하거나. 그래서 깨쳤다. 정말 귀한 밥이 나를 살리는 자양분이었구나 하고.


그렇게 성장한 딸은 해외를 국내를 혼자 여행하며 각 지역에 맛있는 현지 식당 혹은 값비싼 파인 다이닝을 먹으며 다시 깨닫는다. 엄마가 무친 나물이 더 맛있는데, 엄마가 한 조림을 한 조각씩 내놓으면 그게 파인 다이닝일 텐데... 게다가 엄마 요리는 언제나 주재료가 주재료다! 하고 넉넉하게 버무려져 있다. 나는 매끼 10만 원이 훌쩍 넘는 최고급 요리를 먹고 자랐구나.



여름은 오이냉국이죠. 밭에서 따온 고추를 곁들여.



호박잎 쌈밥에 강된장  최고예요.



이렇게 보니 한식은 최고의 채식 밥상이네요.



아침에 밭에서 따온 가지찜. 새로운 밥도둑.



엄마표 감자조림 빠질 수 없죠.



# 시골 장날


시골 장날은 일정한 루틴이 있다. 시장표 도나츠 가게에서 꽈배기와 찹쌀 도나츠를 한 봉지 사고 할머니들이 빚은 시골 떡을 산다. 겨울엔 지나가다 어묵꼬치를 몇 개 먹고 여름에 목이 마르면 식혜를 한 잔 사 마신다. 가끔은 닭강정 같은 주전부리도 산다. 물론 정선에서 온 더덕이 필수 품목이다. 엄마의 더덕구이는 나의 최고급 반찬이다.



버찌 버찌



오일장에서 꼭 들리는 도나츠 가게예요.



# 건강한 간식


강원도의 정체성 할머니 밭에서 나오는 옥수수.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서 뜨거운 옥수수를 먹으며 아 여름이구나 한다.


옥수수 못 참지.



여름 과일 한 철



운동 후 호수에서 먹는 요거트에 딱복



무화과가 풍년이네요. 친근한 접시



# 잔잔한 산책


혼자 하는 산책도 귀하다. 좋아하는 동네 서점에서 매 번 휴가 때마다 책을 한 두권 사서 읽고 집에 두고 온다. 조용한 카페도 많이 생겨서 하나씩 가보는 재미가 있다. 고양이는 낯가림이 없고 소이 라테는 맛있고 소소한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호수 근처에 작은 절이 있어요.



공원에서 책도 읽고요.




동네 카페에서 브런치 글도 씁니다. 타인의 글도 읽고요.



그러다 냥이가 빈자리를 채워주네요.



#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바다와 연결된 호수는 좋은 산책길이다. 언제나 잔잔하기에 보는 내내 나도 차분해진다. 눈이 오면 얼마나 예쁠까.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여름엔 녹음과 매미 떼의 합창. 가을엔 바람이 솔솔 불어 겨울에 눈이 오면 또 얼마나 예쁠까.




크 절경이네요 장관이고요.


요가로 몸과 마음을 채워요.




# 그리고 어느 저녁 


태풍이 지나간 자리 하늘색이 예술이다. 자연은 무한하고 무해하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 자연을 따라갈 수 없네요.







마무리는 어떻게 하죠...?

집콕 휴가를 달래며 시골 사진 같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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