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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한 박스

2020.12.02

by 공씨아저씨
나는 ‘공씨아저씨네’라는 온라인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과일 장수다. 이 땅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농산물의 외모지상주의를 깨뜨리기 위해, '크기'와 '모양' 중심이 아닌 과일 본연의 '맛'과 '향' 중심의 조금 다른 과일 유통을 시작한 지 11년 차에 접어든다. 먼 훗날 의미 있는 자료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SNS를 통해서 일기처럼 썼던 과일과 농업 그리고 농산물 유통에 관한 이야기를 이곳에 아카이빙하기로 했다. 다소 거칠고 투박한 글이지만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생각했다. 과거의 이야기들은 이미 썼던 내용이기에 실제로 글을 썼던 날짜를 별도로 기록한다. (글의 발행일과 시간차가 발생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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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물 안궁 이시겠지만 공씨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온주밀감입니다. 처음 판매한 과일도 감귤이었고,

공씨아저씨네 심벌도 감귤이에요. 마트에서 파는 감귤이 하도 맛이 없어서 저 먹을 맛있는 귤 찾다가 시작하게 된 게 이 일입니다.


얼마 전에 누가 저한테 자랑을 하시더라고요. 겨울에는 손발이 노래질 때까지 귤을 드신다고요. 그래서 제가 되물었습니다. 손발은 원래 노란 거 아닌가요?라고 말이죠.


저는 요즘은 보통 하루에 귤을 20개 이상은 먹는 것 같아요. 청소년기에는 50개 먹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집에 귤이 남아나질 않는다고 어머니한테 등짝 스매싱을 당하기도 했었죠.


가끔 감귤 5킬로 한 박스에 몇 개 들어있냐고 여쭤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한 번도 박스 안에 감귤의 개수(個數)를 세어본 적이 없어서 답을 못 드렸는데요. 아마도 행사 때 참가 인원에 맞춰서 쓰시려고 여쭤보신 듯해요. 그래서 제가 한번 세어보았어요. 저희 집에는 5킬로짜리를 한 번도 시켜본 적이 없는데(감질나서요) 개수 세어보려고 5킬로짜리 한 박스를 저도 시켜서 어제 도착했는데요.


요만큼 들어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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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개네요. 지난번에 10킬로 시켰던 건 123개 들어있었어요.


수확하는 시기나 나무에 따라서 약간의 크기 차이는 있지만 10kg는 120과 내외 5kg는 65과 내외 정도로 담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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