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탐조인이 사랑한 딱따구리

2022. 3.1

by 공씨아저씨

삼일절입니다. 오전 내 흐리고 비가 오더니 오후가 되더니 해가 납니다.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탐조인과 함께 나섰습니다. 요즘 너무 새만 보러 다니는 것 같아서 오늘은 운동하러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물론 쌍안경은 챙겼고요.


민턴장으로 가는 길 아파트 단지 내에서 붉은 머리 오목눈이 떼도 만났습니다. 비 온 뒤 해가 떠서 그런지 새들이 유난히 많이 보이고 소리 또한 경쾌합니다. 저희는 주로 뒷동산 약수터에서 민턴을 칩니다. 전문적으로 배드민턴을 치시는 분들은 야외에서 잘 안치시겠지만 저는 밖이 좋습니다. 바람이 부는 단점이 있지만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무엇보다 요즘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IMG_1666.jpg 민턴장에 걸려있는 쌍안경


평범한 탐조인(저희 집 탐조인의 새로운 닉네임이 '평범한 탐조인'이라 앞으론 평범한 탐조인이라 명명하겠습니다)이 주로 새 보러 다니는 뒷산이 민턴장과 멀지 않은 것도 이유이기도 합니다. 산속 조용한 민턴장에서 열심히 민턴을 치고 있었는데 범상치 않은 새소리가 들립니다. 드릴 소리 같은 게 딱따구리인 것 같습니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의 해리슨 포드가 된 기분으로 짐을 챙겨서 본격적으로 딱따구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오늘은 분명히 운동에만 집중하기로 했지만 딱따구리 소리는 못참지!!! 소리에만 의존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섰습니다. 산 중턱 즈음에 오르자 소리가 더욱더 선명하게 들립니다. 드디어 평범함 탐조인께서 발견하셨습니다. 역시 노안 있는 아빠보다 먼저 발견하신 우리 평범한 탐조인!



쇠딱따구리입니다.


먼발치에서 조용히 관찰합니다.

평범한 탐조인이 알려주는 탐조의 매너 : 새들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는 안되고 새들이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사람이 움직이면 스트레스를 받아 날아가기 때문에 잠시 걸음을 멈출 것. (얼음땡 놀이)


IMG_1684.jpg 새 도감 ©보리출판사


쇠딱따구리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딱따구리과 새 가운데 가장 몸집이 작은 녀석이라고 합니다. 참새보다 조금 큰 정도입니다. 한참을 딱딱딱거리더니 이내 휘리릭 사라집니다. 뒷산에서는 처음 발견하는 쇠딱따구리라 평범한 탐조인의 기분이 업되셨습니다.



쇠딱따구리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니 뒷산에서 자주 보이던 개똥지빠귀와 노랑지빠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겨울에 찾아오는 겨울 철새라고 하더니 이제 이곳을 떠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평범한 탐조인이 새들 목욕탕을 놓아둔 곳이 있는데 물 리필해주러 정상 수돗가에 올라갑니다. 이곳 정상에는 참새들이 참 많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에는 너무 흔하게 보았던 참새인데 요즘은 참새 보기도 쉽지 않죠. 참새도 자세히 보면 참 귀엽습니다. 우리 평범한 탐조인께서는 참새도 너무 귀엽다고 촬영을 위해 잠시 저를 멈춰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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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평범한 탐조인


IMG_1690.JPG 참새 ©평범한 탐조인


물을 채워서 원래 있던 새들 목욕탕 자리에 가져다 놓습니다. 주변에 놓았던 땅콩 하고 잣이 없는 것을 보니 새들이 와서 먹었나 봅니다. 목욕탕에 새들 놀라고 작은 돌멩이 하나 올려놓고 산을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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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상시에도 이런 음악을 틀어놓고 있습니다. 이러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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