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를 볼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2022.10.24

by 공씨아저씨

뒷산을 산책할 때면 하늘을 쳐다보며 다니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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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 마리가 머리 위로 움직입니다. 새를 쫓아가다가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빛이 눈부셔서 잠시 새를 놓쳤습니다. 햇빛에 투과된 나뭇잎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새는 이내 다시 찾았지만 새보다 더 큰 아름다움을 맛봤으니 놓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산에서 흔히 보는 새들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녀석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박새, 쇠박새, 솔새, 딱새, 오목눈이 등등... 쌍안경도 카메라도 없이 뒷산에 가는 날에는 유독 새를 많이 봅니다. 오늘 아침에도 쌍안경을 가지고 나올까 하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덕분에 유관으로 식별이 가능한 박새, 쇠박새, 오목눈이 등의 움직임을 조금 더 집중해서 보게 됩니다.


저건 노랑눈썹솔새 같고 저건 노랑딱새 같은데 아! 저건 뭐지? 답답한 마음에 아이뽕 6배 줌으로 최대한 당겨서 동영상으로 담아보지만 노이즈 지글거리는 영상만 남을 뿐입니다. 맨눈으로 새를 볼 때는 동정이 어려울 때도 많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렌즈로 치면 광각렌즈로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넓은 화각으로 보니 새들의 아지트가 보이기 시작하고 어떤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쌍안경이나 망원렌즈로 새만 타이트하게 관찰할 때는 절대 볼 수 없는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공중에서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의 모습도 이제야 보이기 시작합니다. 육백만 불의 사나이나 소머즈의 눈이 된 걸까요? 찍어온 동영상을 집에 와서 탐조인과 함께 봅니다. 탐조인이 좋아하는 오목눈이가 나오자 연신 귀여워 귀여워를 외쳐댑니다.


이제야 새를 볼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1년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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