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성실함의 열매이다
이제 우리의 글쓰기 마지막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 수업에 임해주시면, 여러분의 글이 어제와는 다른 오늘이 될 것입니다. 지난 시간 아웃라인 만들기 수업을 통해서 여러분들은 글의 개요나 목차를 만들어 가는 방법을 배웠는데, 잘 활용하고 계신가요? 글에도 골격이 있어서 뼈대를 잘 잡고 나면 그 위에 붙는 근육은 무궁무진해질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글이 구조에서부터 내용까지 탄탄하게 쓰여지길 누구보다도 응원합니다.
여러분들 주변에 특별히 글을 잘 쓰는 필력이 좋은 사람들이 있나요? 제 주변에도 필력이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때로 청량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요. 저도 저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십 번씩 하기도 합니다.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어도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그런데 유시민 작가가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타고난 작가는 몇 없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니 국내만 보더라도 이름이 있는 탁월한 작가들은 몇 없으니까요. 그러니 글쓰기를 배우는 여러분이나 글을 가르치는 저나, 유명한 작가가 되겠다는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글을 써가고 읽어가는데서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을 잘 써서 이름이 있는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만을 가지고 글을 쓴다면, 성취하지 못했을 때 오는 좌절감이 글을 쓰며 느끼는 희열보다 클 테니까요. 우리 적어도 글을 배우며 써가는 이 시간만큼은 타인에게 보이는 글이 아닌, 스스로 만족하는 글을 쓰기로 하죠. 여러분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주세요. 열 번째 수업까지 오는 과정들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배우는 자세로 도착한 여러분에게 저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
글을 쓰기에 서두르지 마라
글을 쓰다 보면 가끔 우리의 마음이 조급해질 때가 있습니다. 글이 늘지 않고 계속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가지게 되기도 할 테고요. 그러나 절대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배움이 그렇듯이 글쓰기도 계단을 오르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한동안 정체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이내 생각지도 못한 지점까지 급성장하는 모습을 또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모습들이 자꾸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꼭대기까지 도착해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돌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성장도 속도를 맞춰 빨라야 할 것 같은 다급함을 가지게 합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빨리빨리 치고 빠지는 그 속도. 음식을 먹을 때도 전자레인지 3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인스턴트의 속도. 여러분도 어느새 세상의 속도에 맞춰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나요?
글쓰기는 농사짓기다
우리가 배우는 글은 절대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방식으로 대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농사와 같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해가 나며, 영양분을 공급해 줄 때 천천히 자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매일매일 논밭에 나와서 식물에게 관심을 가지고 돌봐주는 정성 어린 손길이 시간 속에 녹아질 때 그 결실을 보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가을에 거두는 그 한 번의 추수 때를 위해 일 년을 공을 들여 가꾸는 것처럼 글도 그 마지막 순간을 위해 가다듬고 노력하고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노력은 글쓰기 실력의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품질을 좋게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글쓰기 농사를 하는 기간 동안 많이 시도하고 노력해보라 말해주고 싶습니다. 시도하는 실패자가 시도하지 않는 성공 가능자 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증명해 보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미라클 모닝 프로젝트가 매우 열풍인 것을 봅니다. 이른 아침, 새벽을 깨우는 습관들이 삶을 바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저는 여러분의 글을 쓰는 연습과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여러분 인생의 진짜 미라클을 가져다줄 거라 생각합니다. 작심삼일도 괜찮습니다. 일 년에 그렇게 작심삼일 백 번만 해봅시다. 넘어져도 또 일어나서 쓰고, 포기했다가도 다시 시작해서 이어 쓰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삶으로 쓰는 글쓰기
이제 모든 수업을 마치며 여러분이 실제 생활 속에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려 합니다. 비록 제가 여러분들에게 내드리는 숙제를 검사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 스스로가 때로는 선생이 되어서 자가점검을 할 수 있기를 권면합니다.
첫째, 매일 일기를 써보세요. 여러분의 하루가 잊혀지지 않도록 말이죠. 기억에 있는 여러분의 하루가 기록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좋은 감정이나 슬픈 감정이나 어떤 일이든 적는 연습을 해봅시다. 그러면 분명히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쌓인 인생이 될 것입니다.
둘째, 서평이나 감상문을 써보세요. 여러분이 보시는 책이나 영화, 혹은 드라마나 음악을 감상할 때에라도 그 느낌을 적어보세요. 서평이나 감상문을 통해 객관적인 대상의 내용과 더불어 주관적인 나의 생각과 느낌을 적어내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 관찰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여러분이 글을 쓰기 위해 주변을 돌아보며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세상에는 관찰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자주 타고 다니는 1호선 전철에는 희한한 사람들이 많이 타고 내립니다. 그런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공원에 홀로 앉아 바람을 느껴보기도 하고 하늘과 대화를 나누기도 해보세요. 모든 것이 여러분의 글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여러분의 언어로 묘사해보세요.
넷째, sns를 해보세요. 제가 존경하는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은 sns가 인생의 낭비라고 했지만, 저는 sns를 통해서 배우고 얻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여러분의 글을 포스팅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며 장단을 보완해 나가는 글쓰기 무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에게 글쓰기의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줄 신비한 문이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나의 삶을 비교하기 위한 sns가 아니라, 나의 글쓰기 무대로 사용한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것들입니다.
다섯째, 편지를 써보세요.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작가는 사람이 공감을 할 때 뇌가 움직이고 반응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감정이 있는 동물입니다. 부끄럽고 낯간지러워 망설였던 여러분의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분의 정성이 담긴 편지를 써보세요. 마음이 움직이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자기소개서를 자주 써보세요. 취업을 위한 자소서 말고, 입학을 위한 자소서 말고, 여러분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 알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보세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어떨 때 연약해지고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지금도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자유롭게 자기 스스로에 대한 글을 써보세요. 가능하면 자세하게요. 여러분의 표현 실력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글쓰기의 모든 수업을 마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한 열 번의 수업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부디 여러분들이 있는 그곳에서 빛나는 글쓴이로 자리 잡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글이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 용기를 잃은 자들이 희망을 얻고, 꿈을 찾으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그 중심에 여러분의 글이 있기를 기도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