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 통유리 맛집, '스멜츠' 경기 광주 카페

자연을 자연답게 볼 수 있는

by 작가 노을

해 질 무렵 느지막한 오후에 경기도 광주에 있는 '스멜츠' 카페를 찾았다. 인스타그램에서 워낙 핫한 카페라 하니 거리를 불사하고 아내와 함께 찾아갔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와갈 때까지 카페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골목 하나를 돌고 보니 생각지도 못한 곳에 늠름하게 카페가 위치해 있었다.


다소 협소한 주차장소와 '의무 발레'파킹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어쩌면 발렛이 더 안전한 주차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카페가 다소 높은 곳에 위치해 올려다보아야 하는 카페 '스멜츠'는 왠지 모르게 중세 시대 유럽의 어느 숲 속에 있는 성을 오르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나무로 된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고가 높고 탁 트인 카페 전경에 불편했던 마음들이 싹 가셨다.



시그니쳐 커피였던 아인슈페너 한 잔과 기본 중의 기본인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그리고 덩그러니 홀로 남은 스콘 하나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준비해주신 덕분에 커피를 들고 2층 계단으로 올랐는데, 세상에 마상에 이렇게 큰 통유리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 커다란 통유리가 자연 산속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겨울이 이제 막 지나 봄이 오려는 이 시점에도 이 정도의 아름다움과 멋짐을 선사할 수 있다면, 푸르른 녹내음이 향긋해지는 무더운 여름철이나 흰 눈이 소복이 쌓여 온 세상이 고요해지는 한 겨울에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지금도 너무 좋지만 더 좋은 그 어떤 날들을 그려보며 자리에 앉았다.



널따란 통유리에 그대로 비치는 산속에 넋이 나가 있을 때쯤 입안을 가득 메우는 고소한 커피는 지금까지 바라보았던 자연경관을 통해 누렸던 기쁨을 앗아갈 만큼 맛이 있었다. 커피 사업을 하고 있는 아내 덕에 여러 많은 커피들을 맛보았지만, 이곳 '스멜츠'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맛으로 승부하는 카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하나만 덩그러니 남았던 스콘은 왜 다른 디저트류가 품절이었는지 짐작이 갈 만큼 맛있었다. 적당히 마른 베리들이 스콘 안에 적절히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에 다소 무겁게 주저앉은 딸기잼은 왜 이 스콘은 아직 품절이 아니었는가 생각이 들만큼 꿀맛이었다.



고작 한두 시간만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운 커피 맛과 자연경관. 아내의 생일을 맞아 먼 발걸음을 한 것이 결코 아쉽지 않을 만큼 행복에 젖을 수 있었다. 언젠가 흰 눈이 세상을 가득 잠재울 때면 한 번 더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한 스푼

오늘의 행복에 충분히 젖어들면서도 더 좋은 내일을 꿈꾸는 이의 삶이란 욕심인 걸까? 나는 너무 만족스러운 오늘을 보내면서도 더 좋을지도 모르는 내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삶에 대한 약간의 애착이 매사에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만들어 낸다. 물론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라는 단어가 모든 삶을 긍정적으로만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때로는 잠잠해야 할 때가 필요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적극성으로 인하여 가장 소극적인 결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삶에 대한 즐거움과 만족을 누리고 있지 않은가?


어떤 이는 한 번 밖에 없는 인생 즐기며 살자고 하지만, 나는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더 '디테일'한 섬세함이 묻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 그 누구도 삶을 얻고자 원해서 빛을 본 자 없고, 세상 그 누구도 삶에 머무르고자 노력한다고 해서 떠나지 않을 자가 없기 때문이다.


삶은 말 그대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다 되었을 때쯤이면 주신이가 도로 되찾아 가는 내 것이 없는 인생이기도 하다. 어제보다 오늘은 그 마지막 시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을 뿐이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나면 내일은 그 끝이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겠지? 여름이면 겨울을 기다리고, 겨울이면 여름을 고대하는 것처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ep3.버려진 곳은 없다 '커피냅로스터스', 평택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