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00K + Z690 AORUS ELITE + 4070TI EAGLE
12년 만에 컴퓨터를 바꿨다.
큰 맘 먹고 에일리언웨어의 34인치 QD-OLED 모니터를 샀는데 지금까지 사용하던 HD6950의 지원 해상도가 아님을 알고 꽤 충격을 받은 까닭이다. 그래도 한 때 명기 소리 듣던 아이인데 이제 4k도 아닌, UWQHD조차도 함께 할 수 없구나.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고민하다 보니 CPU는 인텔 13600K, GPU는 4070TI로 진작 결정해둔 터였다.
보드가 고민이었는데 원래 B660 박격포를 가려고 했으나 D5는 씨가 말랐고, B760 박격포는 여러모로 너프의 직격탄을 맞아 마음이 가지 않았다.
ㅅㅅㅈ님 유튜브를 정독하고 심지어 라이브 방송에서 질문까지 하면서 Z690 D5 보드로 마음을 굳혔다. i5용이고 오버클럭은 거의 하지 않으니 가장 저렴한 놈으로 가도 괜찮았으나 최소한 SATA3는 6개 이상, 사운드칩셋은 좀 좋은 놈이 박힌 걸 원했다. 그러다보니 결국 눈에 들어온 건 GIGABYTE Z690 AORUS ELITE였다.
전원부 튼튼, M.2 4개, SATA3 6개로 확장성이 좋고 사운드칫셉은 ALC1220으로 중급, 랜 칩셋은 안전성 높은 리얼텍 라인. 크게 어렵지 않은 조건인데 이걸 다 충족하는 입문형 보드는 거의 없었다.
일단 13세대 바이오스 업데이트부터 시작. 메인보드 전원만 연결한 상태에서 Q-FLASH 기능으로 업데이트했다.
기본 쿨러만 쓰다가 사제 쿨러는 처음 써봤는데 (3rsys RC1800) 생각보다 부피가 컸다. 클립으로 고정시키는 게 안전할까 싶었는데 꽉 잘 맞물리더라. LED는 취향이 아니라 파워선을 연결하지 않았다.
그래픽카드는 큰 고민 없이 4070TI로 골랐다. 4k가 아니니 4090은 제외하고 4080은 괘씸죄 적용. 4070TI가 원래 4080으로 네이밍되었던 아이니까 기분만은 4080이다. 보드가 기가바이트니 그래픽카드도 기가바이트로 통일. 사실 아수스 터프 특가가 나와서 주문했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안 가서 취소하고 최종적으로 GIGABYTE GEFORCE RTX 4070TI EAGLE 12G를 구매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고 잘 생겼다. 소음이 좀 있다는 평이었는데 매우 조용하다. 쓸데없이 번쩍거리는 것이 없는 것도 큰 장점.
4070TI 중에 큰 편이 아님에도 크긴 크더라. 하지만 케이스가 더 크니 꽉 차진 않는다. 오른쪽이 넉넉하게 남는다. 메인보드와 함께 가장 고민한 것이 케이스였는데 정말 장고 끝에 로망의 프랙탈 디자인을 질렀다.
최애는 노스였으나 품절이라 메시파이2와 디파인7 중에 고민하다가 기왕이면 소음이 적은 디파인7로 구매했다. 케이스에 30만원을 지른 건 난생 처음인데 만족도가 꽤 높다. 온도도 잘 잡고 소음도 잘 새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름답다. 전면부에 품격이 느껴진다. 책상 아래 두고 쓰는데 책상 위로 올려야 하나 살짝 고민할 정도.
완성 사진. 보드 LED는 어떻게 끄는지 몰라서 그냥 두었다. 조립은 꽤 오래 걸렸다. 바이오스 업데이트에서 약간의 삽질이 있었고, 무엇보다 너무 오랜만의 조립이라 한걸음 한걸음이 매뉴얼 없이는 쉽지 않았다. 컴퓨터 박물관에서 일한다는 직업 정신을 발휘해서 어쨌거나 잘 끝마쳤다.
기념삼아 타스를 돌려봤다.
퀘존에서 다른 사람들 점수를 비교해봤더니 이 정도면 무난한 편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