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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May 28. 2016

프롤로그

기어이 또 전화가 오고야 말았다.


퇴근길에 걸려오는 부서원의 전화는 되도록 받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사무실을 벗어나면서 느꼈던 해방감을 이리도 무참히 망치고 싶은 거냐고 전화기에 대고 눈으로 말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내 손은 이미 통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아무래도 나는 착한 사람 증후군임에 틀림없다. 간헐적이라는게 문제지만...


회사 생활이 올해로 벌써 8년 차. 

퇴근길에도 마음이 복잡한 내 이야기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 전화를 받으면서 

내 일상을 글로 남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사 생활에 대한 글이 될지, 그냥 내 이야기가 될지, 푸념들을 늘어놓은 글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냥 이 글을 읽고 누군가가 공감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 이 시점에서 통화 내용이 궁금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통화 내용은 별 것 아니었다. 

부탁한 일 하나 해주면서 몇 번이고 확인을 받는 선배의 전화였다.

'그냥 알아서 하게 놔둬야 다음에도 내가 편한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럼 그냥 놔두고 퇴근하세요~ 내일 제가 아침에 일찍 가서 해 놓을게요."

결국 부탁한 마음의 빚은 지게 되었고

일은 다시 내가 해야 한다. 그것도 아침 일찍 출근까지 해서.


내일도 새벽에 자전거 타고 와야지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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