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어때?

소개팅을 대하는 나의 자세

by 마산코끼리

"그 사람 어때?"


소개팅을 자주 하던 시절에 여러 가지 뜻을 담아 물어보곤 했었다. 진심으로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다기보다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상대방의 어떤 부분이 나를 불편하게 할 것에 대한 나만의 방어수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난 소개팅에 나가는 것 마저도 생략하고서 누군가를 알아가는 일을 더욱더 간소화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 번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들은 이야기들을 다 종합해서 그 사람을 미리 그려서 머리 속에 저장한 다음 소개팅 자리에 나갔던 적이 있다. 난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잘 몰랐다. 그때는 그랬다. 그래서 한 사람에 대해 한 문장, 혹은 몇 문장으로 설명을 듣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아웃라인을 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상대방을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내가 누군가에 대한 인상을 미리 만들면 만들수록 그 사람에 대한 것들을 알아가는데 더욱 어려움이 많았다. 나는 이 사실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곁에 있는 누군가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분명한 착각이다.


상대방을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알아가는데 방해가 된다. 차라리 어느 정도 모르는 부분을 일부러 남겨두는 것이 그 사람을 알아가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주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하는데 익숙하고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배우고 살아온 우리는 조금이라도 덜 아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고 탐구하려 한다. 그래서 연인들 사이에서 밀당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리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에 대한 것들을 한 번에 다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그 어떤 것도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을 알아감"이라는 것은 분명 긴 시간을 거름으로 줘야 자라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를 알아갈 때는 선입견을 버리고 진득하게 알아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 내 품에 있는 그 사람을 내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착각은 저 언덕 너머로 던져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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