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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Jun 14. 2016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자각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자각은 나를 불평쟁이로 만들기 쉽다.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유를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모든 문제의 원인이 하나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작용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적은 인원으로 구성된 이 사회 속에서도 기회의 불평등이 존재하고 밀어주기식 평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면. 다시 말해서, 제도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입사 후 열심히 쏟아부었던 열정들이 한 순간에 어디론가 새어나가 버리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단순한 내 느낌인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끔찍한 사건들이 자주 발생한다. 상가 화장실에서 사람이 죽고, 섬마을 선생님이 학부형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사람들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문제점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문제의 원인을 범인 한 사람에게서 찾기보다는 사회 전반에 걸친 인식이나 안전에 대한 취약한 관리 등에서 찾는다. 구조적인 문제가 이런 부작용을 낳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한 가지의 케이스만을 해결하고 덮어버리는 식의 해결방법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요즘 사람들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그렇게 바뀐 것 같다.


그렇다면 직장에서는 어떨까? 이 곳에서는 사람이 죽어나가지 않는다. 끔찍한 일이 일어날 확률이 굉장히 작은 곳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의 차이가 날 뿐, 사실 여기서도 끔찍한 사건들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몇십 년간의 시간이 밑 빠진 독에 에너지를 쏟아붓느라 낭비되고 있다든지, 한 가장의 건강이 스트레스와 야근으로 인해 점점 악화되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나아가고 있다든지 하는 일 말이다. 단지 한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서 모두가 인지한 듯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 이 직장 속에서도 끔찍한 일은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 또한 모두가 인지한 듯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은 불평쟁이로 살지 말아야지! 

나는 오늘 또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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