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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Jul 02. 2016

인정받는 방법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관객과 대중의 클릭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경연 프로그램이 요즘 인기다. 프로듀스 101에 이어 쇼미더머니5까지 그들이 보여주는 무대는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고, 대중들은 이런 보물 같은 애들이 그동안 어디 숨어 있다 나왔냐는 반응부터 이미 팬덤이 형성된 래퍼들도 꽤 있다.


쇼미더머니5가 팀별 경연으로 접어들게 되면 프로듀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곡을 어떻게 쓰는가는 당연한 이야기이고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 또한 팀원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굉장한 관심사이다. 어제 길이 그런 무대를 보여줬다. 보이비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무대를 꾸몄고 노래 한 곡에 많은 장치를 넣었다는 자신의 말처럼 마지막에는 김흥국이 쇼미더머니5에 등장하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나도 모르게 훅을 따라 부르게 되는 신나는 무대였다.


상대는 비와이였다. 그는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았다. 거의 4분의 시간 동안 수십 마디의 가사를 거침없이 소화했다. 대중의 투표로 결정되는 경연의 결과를 생각했다면 길의 프로듀싱은 대중성을 충분히 살린 노련한, 어쩌면 승리를 위한 프로듀싱이었고, 사이먼디와 그레이는 오히려 어둡고 무거운 비와이 스타일을 살려낸 프로듀싱이라서 대중성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중은 비와이의 손을 들어줬다. 단순한 인지도의 차이라기보다는 길이 보이비에게 쥐어준 수많은 치트키 같은 장치들이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분명히 대중은 보이비의 신나는 무대에 열광했다. 허나 그것을 넘어선 비와이의 카리스마는 그동안 그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말해주기에 충분했고, 듣는 사람 조차 숨 가쁘게 만드는 밀도 높은 verse 또한 힙합이라는 음악의 본질에 조금은 더 가까운 정면승부로 비춰졌다.




래퍼들 뿐일까? 나도 누군가의 평가에 늘 노출되어 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선배들은 하나같이 윗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 보이게 일을 해야 하고, 어떻게 보이게 메일을 써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영화 '역린'에 등장했던 중용 23장의 구절들처럼 작은 일에서부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다짐을 몇 달째 하고 있는 나에게 어제 비와이의 무대는 참 힘이 되었다. 인정받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길 오늘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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