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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Nov 27. 2016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거칠게 반응해버렸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 나는 마치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듯이 너에게 화를 냈었지만

화를 내면서 내가 했던 말들도 내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나는 왜 그랬던 것일까?


나는 때때로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을 따라 한다.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이 멋져 보일 때면 나도 모르게 그런 것들을 머리 속에 기억해두는 것 같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오면 나도 모르게 똑같이 반응한다.

그랬던 것이다.


네가 했던 말과 행동들을 제대로 보고 들은 내 반응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학습된 것처럼 반사적으로 너에게 내뱉은 것이다.

대화 중간에 흐르는 정적은 너의 놀란 마음을 알게 해주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너는 영화에서처럼 나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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