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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Dec 02. 2017

어딜 가든 들쥐떼들은 있더라.

새롭게 이사 온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를 뽑는다는 취지의 호소문이 붙었다. 내용인즉 새로운 입주자 대표를 선출해야 하지만 아무도 입후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리소장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호소문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내가 입주자 대표로 나가볼까?"


그렇게 생각하고 이리저리 알아본 후에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1. 나는 이 아파트에 거주한 지 6개월 미만이라 어차피 자격이 안된다.

2. 지난 임기의 임주자 대표들은 어떤 이유에서 임기 중에 자진탈퇴해버렸다.


그리고 그 이후 아파트 입주자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게시판 같은 곳에 게시되는 글들과 지난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슬프기까지 한 마음에 며칠이고 이 글 저 글을 읽고 그들을 이해해보려 했다. 앞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한 사람의 입주자로서의 권리라는 미명 하에 행해지는 수 없는 추궁과 의혹 제기들을 볼 수 있었다. 들쥐떼들. 


비판을 할 때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라면 사랑을 담아서 해야 하고, 상대방이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고발하기 위해서라면 강력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아무런 대책 없는 단순한 비판과 자신의 불만의 감정만을 토로하는 댓글들은 아무것도 고칠 수 없고 개선시킬 수 없다. 설령 잘못을 한 사람도 설득력이 없는 비판에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며 잘못을 깨닫기보다는 상대방의 비논리를 파고들게 된다.


키보드 뒤에 숨은 들쥐떼들은 오늘도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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